[우리말 바루기] 삼가하고 꺼려하고 반겨하나요?

이은희 2015. 8. 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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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인구 1000만 명 시대다. 유기동물 문제라는 그림자도 존재하지만 반려동물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는 국민이 다섯 중 하나란 말이다. “사람은 오랜만에 혹은 처음 올 때만 반겨하나 반려견은 나를 볼 때마다 항상 처음 본 듯 반겨한다”는 한 방송인의 말처럼 각박한 세상에서 동물이 주는 위안이 실로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반려견이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하거나 반갑게 맞는 것을 가리켜 ‘반겨하다’고 표현해도 될까? “처음 올 때만 반겨하나” “처음 본 듯 반겨한다”처럼 사용하는 것은 맞춤법에 어긋난다. ‘반겨하나’는 ‘반기나’로, ‘반겨한다’는 ‘반긴다’로 고쳐야 한다. ‘반겨하다’가 아니라 ‘반기다’가 기본형이기 때문이다. ‘반기고, 반기니, 반기어, 반겼다’로 활용된다.

 ‘하’를 덧붙여 잘못 쓰는 말에는 ‘꺼려하다’도 있다. 사물이나 일 따위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 봐 피하거나 싫어하다, 개운치 않거나 언짢은 데가 있어 마음에 걸리다는 뜻의 동사 ‘꺼리다’에 이유 없이 ‘하’를 집어넣은 꼴이다. ‘꺼리고, 꺼리니, 꺼리어, 꺼렸다’로 활용된다. “반려견을 아이와 함께 키우는 것을 꺼려하는 사람도 꽤 있다”와 같이 사용해선 안 된다. ‘꺼리다’가 기본형이므로 ‘꺼려하는’을 ‘꺼리는’으로 바루어야 한다.

 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꺼리는 마음으로 양이나 횟수가 지나치지 않도록 하다는 의미의 동사 ‘삼가다’도 ‘삼가하다’로 잘못 쓰기 쉽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식당에 들어오는 일은 삼가하세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지만 ‘삼가하세요’는 ‘삼가세요’라고 해야 바르다. 어간이 ‘삼가하-’가 아니라 ‘삼가-’이므로 ‘삼가고, 삼가니, 삼가야, 삼가시오’로 활용된다.

 형용사 어간에 ‘-어(아)하다’를 붙이면 동사가 되는 것이 우리말 어법이다. ‘반기다’ ‘꺼리다’ ‘삼가다’는 동사이므로 ‘-어(아)하다’를 붙일 필요가 없다. ‘반겨하다’ ‘꺼려하다’ ‘삼가하다’는 잘못 사용하는 말이다. 형용사 ‘기쁘다’ ‘좋다’에 ‘-어(아)하다’를 붙여 ‘기뻐하다’ ‘좋아하다’는 동사를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이은희 기자 e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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