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양자기술 수입국 전락해선 안 된다

입력 2015. 10. 5. 15:45 수정 2015. 10. 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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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ies) 투자규모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양자기술 관련 주요 논문 수도 78편으로 수백에서 수천 편을 기록한 주요국에 크게 못 미쳤다. 양자기술은 차세대 통신보안 분야를 이끌 핵심 기술이다. 기술경쟁에서 뒤지면 비싼 로열티를 주고 상용제품을 수입할 수밖에 없다.

5일 유럽통신표준기구(ETSI) 표준 워크숍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양자기술 연간 투자액은 1400만달러(164억원)에 그쳤다. 유럽연합(EU) 6억1700만달러(7233억원), 미국 4억달러(4689억원)보다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중국이나 일본도 우리나라보다 각각 17배, 7배나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보다 투자금액이 적은 곳은 핀란드와 브라질 등 일부에 그쳤다.

연구개발(R&D) 투자금액은 결국 기술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국이 이동통신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것도 정부와 통신사의 선제 투자에서 비롯됐다. 롱텀에벌루션(LTE),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등 차세대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한 것도 이 같은 투자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4세대 이동통신 세계 표준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 기술 수출 전망도 밝다.

하지만 양자기술에서 뒤처지면 기술 수입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 과거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도 핵심 칩을 개발하지 못해 거액의 로열티를 물었던 과오가 재현될 수 있다.

양자암호통신시장은 최근 네트워크 보안 문제가 불거지면서 ‘황금어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경쟁국이 연간 투자액을 앞다퉈 늘리고 있는 것도 전망 좋은 시장성을 보여준다. 우리 정부나 통신사가 단기적인 성과에만 급급해 양자기술과 같은 차세대 기술투자에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살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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