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식 혁신 인사, 관료 사회도 배우자

전자신문

삼성전자의 임원 승진 인사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올해도 어김없이 예상을 깨는 발탁 인사가 대거 나왔기 때문이다. 성과 중심의 엄격한 신상필벌 잣대로 대변되는 삼성전자 인사는 다른 기업에도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친다. 글로벌 일등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삼성전자는 하나의 모범 사례로 언제나 벤치마킹 대상이기 때문이다.

올해 인사에서 돋보이는 것은 경력 파괴와 성별 파괴다.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유리천정`으로 여겨지던 관행을 모두 혁파했다.

우선 30대 신규 임원으로 류제형·조인하·김경훈·박찬우 부장 등이 발탁됐다. 바야흐르 `30대 삼성 임원 시대`를 열었다. 특히 류제형·조인하 신임 상무는 부장 승진 이후 9개월 만에 임원으로 발탁돼 눈길을 끌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여성 임원 인사 역시 화제를 모았다. 이영희 삼성전자 전무가 부사장으로 오르는 등 여성 임원 승진자는 12명으로 2011년 7명, 2012년 9명보다 늘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인사는 오로지 능력과 성과만을 보겠다는 `현대판 탕평책` 인사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학연, 지연, 스펙, 성별 등 왜곡된 차별 요인을 걷어냈다는 점에서 재계는 물론이고 관료 사회에서도 충분히 본받을 만하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급성장한 배경엔 삼성식 혁신 인사가 원동력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미 기업마다 삼성식 인사를 벤치마킹하려는 현상은 이를 방증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유리천정이 그 어느 곳보다 높고 강고한 곳은 관료 사회다. 연공서열과 고시 출신의 관료가 요직을 차지하는 게 여전히 당연시 여겨진다. 새 정부가 들어 설 때마다 관료 조직의 혁신이 화두지만, 제대로 안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아무리 성과를 내도 유리천정을 뚫지 못한다면 도전을 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 정권마다 개혁이 실패로 끝난 주요 원인 가운데 관료 사회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은 측면도 크다. 삼성식 혁신 인사를 이젠 관료 사회도 벤치마킹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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