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살리려면 인적쇄신부터

2016. 10. 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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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25일 대국민 사과에도 비선 실세 의혹의 핵심인물인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사실이 일부 드러나고, 의혹이 눈덩이처럼 확산하고 있다. 한 나라의 중요한 의사 결정이 한 민간 여성에 의해 좌지우지 됐다는 국정농단 사태에 전 국민은 충격에 휩싸였다. 도대체 21세기에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분개하는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국정은 그야말로 '올스톱'이다.

'국격'이 무너진 작금의 사태 속에서 가장 우려되는 일은 갈수록 짙어지는 경제 위기가 이번 일로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보다 0.7% 느는 데 그쳤다. 우리나라 GDP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우리 경제가 장기 저성장 구조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은 올 4분기에는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정부가 내세운 2.8%에 한참 못 미치는 2% 초반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008년 4분기 글로벌 금융 위기 때 -3.3%를 기록한 이후 최악의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투자은행들과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세계 경제가 1%대의 저성장에 그치고, 하방 흐름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은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고, 8월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가 9월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추가경정 예산에다가 별도로 10조원 이상을 풀겠다고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 좀처럼 내수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경쟁력을 잃은 제조업 구조개편을 위해 조선·해운업의 구조조정에 들어갔지만, 쉽사리 정리가 되지 않고 오히려 해운 차질 등으로 경제에 악영향만 미치고 있다. 서둘러 구조조정을 마무리 짓고, 우리 산업의 구조를 인공지능, 로봇, 자율주행차, 바이오 등 미래 4차 산업 위주로 전환해야 하지만, 미궁에 빠진 듯 해결의 실마리를 잘 찾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경제의 체력이 갈수록 허약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우리나라 경제에 더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올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상되고, 내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된다. 미 금리인상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신흥국의 투자자금 유출을 부르고, 이것이 또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공포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통령의 레임덕을 넘어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시각까지 나오면서, 정부가 경제 위기를 헤쳐나갈 동력을 상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빗발치고 있다. 대통령과 보좌진은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을 국민에 솔직히 밝혀야 할 것이고, 특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격을 무너뜨린 최순실 게이트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쳐 서둘러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 이것이 도탄에 빠진 국민에 이번 정부가 도리를 다하는 것이고, 경제 악영향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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