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경환 경제팀, 경제 상황 제대로 보고 있나

2015. 8. 27. 18:5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패닉 상태에 빠졌던 주식시장이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임박 등 대외 악재에 폭락했던 코스피와 코스닥이 급반등세를 타며 살아나고 있다. 2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3.91포인트(0.73%) 오른 1908을 기록,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900선에 재진입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대비 6.27포인트(0.94%) 상승해 673.71로 마감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해서는 안 된다. 폭락과 마찬가지로 최근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는 요인도 결국은 중국의 경기 부양책 효과와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 약화로, 대외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이들 'G2 발 불확실성'에 의한 주식시장의 쇼크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증시 반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까지 15거래일 연속 매도공세를 이어가며 한국 시장을 떠나고 있다. 전날까지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 금액은 코스피에서만 총 3조7000억원 이상이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5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한국 증시에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도 24일 기준 29.59%로 30%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는 아시아 주요 국가 가운데서도 한국에서 유독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해 1월에서 5월까지 한국, 대만,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권 7개국에서 249억5200만달러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6월부터는 순매도로 전환됐고, 이달 현재까지 150억7500만달러의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과 대만증시에서 빠져나간 금액이 108억달러 가량으로 가장 크다.

이는 우리가 아무리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을 강조해도 외국인은 중국 경제 침체와 미국 금리 인상 등 대외 변수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다소 하락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최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3년 10개월여 만에 장중 1200원대로 올라서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동일 선상에서 보면 된다.

이런 데도 최경환 경제팀의 인식은 지나치게 안일하다. 26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 "중국 주가에 대한 우리 증시의 동조화가 다소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이날도 기재부와 한 언론사가 공동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자금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도 앞서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외국계 투자자금이 대거 유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환 경제팀의 이런 자신감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최 부총리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당시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평가한 후 1주일여 만에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을 180도 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 경제를 필요 이상으로 저평가할 필요는 없으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한국을 포함해 신흥국가의 현재 상황을 외환위기를 잉태한 20년 전과 비슷하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경제팀은 보다 엄중하게 경제 상황을 인식하고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