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에 주목한다

2015. 8. 25. 19: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K그룹이 25일 경기도 이천에서 SK하이닉스 신규 반도체 공장인 M14 준공식을 개최하면서 오는 2024년까지 반도체 분야에 4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이를 통해 이번 M14 외에 추가로 두 개의 반도체 공장을 더 구축해 반도체 시장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것이 SK그룹의 계획이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제 투자로 선두를 추격하고 후발주자를 따돌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에 그치지 않고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다른 계열사의 투자도 더 늘려 7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SK그룹이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선 투자를 통해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지금 상황에서 뒤지면 생존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절박함도 묻어나온다. 지난 14일 출소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현 시장 상황을 위기로 보고 투자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인다.

우리 경제 상황은 안팎의 도전으로 녹록지 않다. 자동차, 조선, 철강, 가전, 휴대폰 등 전 산업에 걸쳐 중국이 추격을 넘어 추월 상황에 왔고, 일본과 미국 등 기존 강자들도 여전히 건재하다. 삼성이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투자로 반도체와 휴대폰 신화를 써내려 갔듯, 다른 기업에게도 이 회장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SK하이닉스 M14 준공식에 참석한 것도 이 같은 위기상황을 기업을 통해 뚫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5년 하반기의 반환점을 돈 박 대통령이 후반기 첫 행선지로 기업을 찾은 점, 또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남북 긴장 국면이 풀리자마자 기업 투자의 현장을 찾은 점이 이를 반증한다. 박 대통령이 준공식 현장에서 지금 닥친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각오와 조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지금 세계 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환율 전쟁과 신흥국 경기침체, 저유가 국면 장기화 등 곳곳에 퍼진 암초로 인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대외 변수에 민감한 경제 시스템을 갖춘 우리나라로서는 국제구제금융(IMF) 시절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못지 않은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고 내수 시장은 세월호와 메르스 등 잇단 사건 사고로 좀체 활기를 찾지 못하고 갈수록 침체 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K와 같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서 미래 시장에 대비하고 활기를 잃은 경제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SK하이닉스의 M14 공장 하나가 55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1만명의 고용을 창출한다는 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의 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삼성그룹과 LG그룹 등이 투자를 늘려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활력을 잃어버린 사회에 바람을 불어넣기로 했다.

이에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는 한편 이 같은 기업들의 노력에 화답할 때다. 가장 먼저 정부는 기업들의 투자 하기 어려운 제도나 규제를 개선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 이 같은 의지를 밝혔으나 일선 현장에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낮다. 이와 함께 기업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후진적인 노동시장 구조의 혁신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 Copyrights ⓒ 디지털타임스 & d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