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비 넘긴 삼성물산, 국민연금 역할 주시한다
서울중앙지법이 1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제일모직 합병 관련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이번 기각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한고비를 넘기고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오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번 사항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삼성물산이 제시한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의 합병비율은 관련 법령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산정기준 주가가 부정 행위에 의해 형성된 것이 아닌 이상 불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물산 경영진이 주주 이익과 관계없이 삼성그룹 총수 일가, 즉 제일모직 및 그 대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합병을 추진한다고 볼 자료도 없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삼성물산 대주주인 헤지펀드 엘리엇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부당하다며 주주총회 소집통지 및 결의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것에 대해 명확히 삼성의 행위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예정대로 추진할 힘을 갖게 됐다. 이제 오는 17일 열리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임시 주주총회에서 펼쳐질 표 대결이라는 고비만 남았다. 현재 상황이라면 결국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가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된다. KCC를 포함한 삼성 우호지분이 19.95%, 이번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이 7.12%, 국민연금이 10.15%다. 결국 삼성을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주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지난달 30일 합병 삼성물산이 배당성향 30%를 지향하고, 거버넌스·CSR(기업의 사회적책임) 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파격적인 주주 친환 정책 방향을 내놨다. 이는 (주)SK와 SK C&C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진 국민연금이 내세운 주주 우선 대책에 대한 삼성의 답으로서는 충분하다.
공은 이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에 넘어갔다. 국민연금이 이번 표 대결에서 엘리엇의 편을 들거나 기권할 경우 이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건은 물 건너갈 공산이 커진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삼성의 편에 서면 삼성은 기업이 변화,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이번 합병 건은 단순히 한 그룹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선의 문제가 아니다. 삼성이라는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새롭게 진영을 짜는 중요한 고비에서 앞으로 전진하는 계기라고도 볼 수 있다. 삼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볼 때 삼성 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제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는 국제구제금융(IMF)이라는 아픔을 거치면서 우리 자본 시장을 너무 쉽게 해외 투기 자본에 내줬다. 이로 인해 론스타 문제 등 적지 않은 상처를 계속해서 입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어느 새 국제 투기자본의 손쉬운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다시 한번 국제 투자자본의 사냥감이 될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미래로 향할 것인가는 국민연금의 선택에 달렸다. 주주의 가치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못지 않게 국가의 미래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기금의 몫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의 현명한 선택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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