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U·미국의 한국기업 견제 심상찮다

2012. 12. 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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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에 대한 선진국의 견제가 예사롭지 않다. 특히 유럽연합(EU)과 미국의 한국기업 제품에 대한 담합 과징금 부과 공세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잘 나가는 `한국기업 때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는 듯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EU가 최근 LG전자와 삼성SDI에 과징금을 부과해 국내 기업들이 외국에서 낸 과징금이 3조3000억원을 넘었다. 이는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공정위가 국내에서 부과한 과징금 3조3700여억원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EU는 지난 5일(현지시간) TV나 PC에 사용되는 브라운관(CRT) 가격을 담합했다고 LG전자와 삼성SDI에 총 9000억원에 이르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브라운관 가격 담합 대가로 LG전자는 6900억원을, 삼성SDI는 2100억을 각각 내놓아라는 것이다. LG전자에 부과된 과징금은 작년 한해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자칫 수년간 힘들게 번 돈을 과징금으로 모두 날릴 처지다. 한국기업은 지난 2010년에도 EU로부터 삼성전자ㆍ하이닉스ㆍLG디스플레이 등이 반도체 가격 담합과 LCD 담합으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EU 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삼성과 LG전자는 세탁기와 냉장고 등을 싸게 판 혐의로 반덤핑 과세 부과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자 미국ㆍEU가 견제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과 LG전자는 반도체, 휴대전화, LCD, 가전 등에서 일본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기업들을 제치고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러한 상황을 방치했다간 자국 기업들이 한국기업의 공세에 밀려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사실 한국기업에 대한 견제는 반덩핌, 과징금 부과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특허소송은 개별 기업간 분쟁임에도 특허청과 사법부의 판단이 가세하면서 자국산업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경쟁사들끼리 협력해 1등 분야의 한국기업을 공격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애플이 일본 샤프에 2조원을 투자한 것은 한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막힌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보호주의 움직임은 갈수록 거세질 게 뻔하다. EU와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국기업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 최근 들어 EU에서 과징금 규모가 큰 것은 유럽재정 위기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듯하다. 우리 기업은 담합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한다. EU나 미국의 담합규제에 철저히 대비해 유럽연합의 기업이나 미국기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미국, 유럽연합의 기업들은 과징금 부과 등의 처벌을 경험하면 예방 프로그램 도입 등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그동안 이러한 노력을 소홀히 한 측면이 많다. 과징금을 감면해 주는 `리니언시', `앰네스티 플러스' 같은 제도를 활용해 볼 만하다.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거세지고 있는데다 글로벌 불황으로 담합의 유혹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카르텔을 예방하기 위한 우리 기업들의 보다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선진국의 카르텔에 대한 감시와 처벌에 한국 기업이 애꿎은 희생양이 되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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