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물상태에 빠진 朴정부, 책임총리가 그 대안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식물상태에 빠졌다. 국민들은 더 이상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10%대로 추락한 박 대통령 지지율이 이를 잘 말해준다.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마당에 국정 운영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갈리 만무하다. 하긴 곤두박질한 지지율이 문제가 아니다. 도를 넘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례가 속속 드러나자 아예 대통령 자격론까지 거론되는 판이다. ‘하야’ 또는 ‘탄핵’이란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세간에서 오르내린다. 대학가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교수들까지 나서 민주화 항쟁 시절의 유물인 ‘시국선언’을 쏟아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사과’하고 회심의 ‘개헌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진정은 커녕 논란과 역풍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선장은 지휘력을 상실했고, 대한민국호(號)는 그야말로 난파(難破) 직전이다.
이대로 나라가 결딴나게 할 수는 없다. 물론 최씨의 국정농단 진상을 밝히고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건 당연하다. 박 대통령 역시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이는 별개의 문제다. 무엇보다 화급한 건 한시라도 빨리 국정을 정상화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무려 1년 하고도 4개월이 더 남아있다. 무기력한 식물 상태로 그 긴 시간을 허송하며 임기가 끝나기를 기다릴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의 안팎 상황은 너무도 엄중하다. 당장 경제는 곳곳이 지뢰밭이다. 초유의 위기에 몰린 조선ㆍ해운산업 재편은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펄펄 끓고, 가계부채 뇌관은 언제 터질지 늘 조마조마하다. 믿었던 삼성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 기업들마저 휘청거린다. 2% 성장도 힘들다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게다가 북한 핵 등 안보 상황은 어떤가.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전폭 지지하고 리더십이 확고해도 헤쳐가기가 쉽지 않은 난국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거국중립내각 구성 방안이 제기되는 모양이다. 흑묘백묘를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자칫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공산이 크다. 결국 해법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박 대통령이 내놔야 한다. 우선 총리를 교체해 새 총리에게 각료 임명을 포함한 내치를 모두 맡기고 자신은 외교 안보 등 외치에 전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순조롭게 다음 정부까지 국정을 끌고 갈수 있는 방안이다. 이번 사태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 천명과 최씨와 연루 의혹이 나도는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물론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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