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이 다는 아니다'..동화같은 우승 일군 레스터시티

입력 2016. 5. 4. 11: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게 있다.’ 많은 사람들이 믿고 싶지만, 세상 물정 모른다는 타박듣기 딱 좋은 말이다. 하지만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하위권팀 레스터시티가 그걸 입증했다. 지난 2014년 2부리그에서 승격해 20개팀중 14위로 힘겹게 생존했던 레스터시티가 2015~2016시즌 쟁쟁한 우승후보들을 누르고 정상에 섰다. 1884년 팀 창단 후 무려 132년만이었다. 누구도 예상못한 일이다. 전 세계는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스포츠계의 가장 위대한 동화’라며 감동과 충격에 휩싸여있다. 이들의 우승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라 ‘동화’라는 표현이 적절해보인다.

30년간 15개팀을 맡았지만 7개팀에서 경질됐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과, 7~8부리그에서 주급 5만원을 받던 바디, 캉테, 마레즈 같은 선수들이 10개월간 믿기지않는 기적을 이뤘다. 프리미어리그가 어떤 곳인가. 매년 수천억원을 들여 특급선수들을 영입하는 맨시티 맨유 첼시 아스널 토트넘 리버풀 등 단골 우승후보들의 경연장이 아닌가. 1992년 리그가 출범한 이후 이들 외에 우승을 한 팀은 블랙번 뿐이었다. 경제학자들조차 ‘리그 평균연봉의 4배를 쓰면 우승, 2.5배를 쓰면 2위를 할 수 있다’고 할 만큼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머니게임이다. 주전 11명 연봉이 맨시티의 12분의 1에 불과한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이변이 아니라, ‘이너서클’만 넘볼 수 있는 금단의 영역을 침범한 셈이다.

레스터시티의 우승은 스포츠계 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묵직한 울림을 준다. 리더인 라니에리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그리스 감독시절 4게임만에 경질됐던 그는 지난해 7월 레스터시티를 맡은 뒤, 팀 상황에 알맞는 전략과 리더십으로 리그를 뒤흔들었다. 소통하는 스킨십과 겸손함, 긍정적 멘트로 선수들을 편하게 해줬다. 성과에 짓눌리지 않고 과정을 즐기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대신 본인은 경기 전 많은 시간을 들여 전력분석을 했고, 악착같은 수비와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최고를 따라하거나, 최고가 되기 위해 욕심내지 않았다. 가진 것을 쏟아부어 상대의 약점을 공략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승리를 수확했다. 라니에리가 그린 청사진을, 멋진 건물로 완성한건 밑바닥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이었다. 포기하지 않았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했고, 좋은 지도자를 만나 마침내 꽃을 피웠다. 이들의 기적을 다시 보기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땀과 눈물과 트로피는 많은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줄 것이다.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아이 영어글쓰기, 어떻게 교육하나요]
손지창 “장모님, 100억 잭팟 터진 뒤 지금은…”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셰프 이연복 SNS, 성매매 알선글 게시…해킹 추정
[영상]변태男, 버스서 중요부위 내놨다가…핵반전
딸 남친 유혹해 성관계…현실판 막장 드라마
이건희 회장 상태, “병상서 만 2년, 최근 변화는…”
‘버릇고치겠다’ 女교사, 초등생 각목으로 폭행…사망
짜릿 폴댄스, 오토쇼 시선강탈
“나는 처녀가 아니다”…청소년단체 캠페인 논란
GS건설이 분양하는 “마포자이3차”... 입주 때는 “분양가가 전세가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