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朴 · 文 후보, 합의도 하면서 멋진 승부를

헤럴드경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앞다퉈 집권 후 구상을 내놓으면서 막판 세 대결을 펼치고 있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가 문 후보 지원에 나섬으로써 일단락된 야권연대는 '국민정당 창당'이라는 승부수를 내세웠다. 예상보다 미미한 안 후보 효과를 감안한 특별한 조치로 해석된다. 반면 새누리당은 대통령 직속의 '국정쇄신정책회의' 신설을 약속했다. 시민단체는 물론 야권 추천인사까지 망라하겠다는 다짐이다.

박, 문 후보 모두 이른바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되는 구태정치의 강력한 혁신수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의 공동 숙제를 안고 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양측이 내놓은 대국민 약속이 어딘지 급조된 느낌을 주고 있어 얼른 신뢰가 가지 않는다. 야당의 통합 구상은 오로지 안 씨의 지지층을 포용하기 위한 안간힘으로 보이고 여당의 통합 구상은 어딘지 야당 캠페인의 추종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미래 계획 자체를 나무랄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과거사와 야권 단일화의 덫에 갇히는 바람에 후보나 정책 검증 기회를 놓친 폐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남은 1주일만이라도 국민들이 제대로 된 평가를 내릴 수 있도록 저질 네거티브 대신 국정 청사진과 폭넓은 통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나라살림을 활기 있게 경영하고 국가의 미래를 아름답게 설계할 능력도 없이 입 발린 수사와 인기주의 정책으로 국민을 눈가림해 권력을 잡겠다는 후보들이 제대로 준별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을 갖기 어렵게 된다.

어렵사리 발표된 여야 후보의 대선 공약집은 상당부분 포퓰리즘 무지개 정책이나 실천 가능성 낮은 나열식 정책들로 비쳐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 수 있다. 복지 경쟁이나 조삼모사식 선심정책에 일시 현혹당할지는 모르나 결국 눈덩이 부담은 우리의 자식들이 떠안게 됨을 모르는 국민은 거의 없다. 때문에 후보들은 국민과 나라가 함께 불행해지는 어리석은 선택에 빠지지 않도록 무한 복지 경쟁에 빨리 제동을 걸어야 한다. 대선 후보라면 이 정도는 충분히 합의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그 목적과 노림이 어떻든 간에 국민통합과 정치쇄신은 여야 막론하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과제로 부각돼 있는 만큼, 시늉이나 구호가 아닌 성실한 실천만이 진정한 통합과 쇄신으로 귀결된다는 걸 알기 바란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여야 후보가 큰 틀에서 공동선과 국익을 위해 합의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은 며칠간이라도 멋진 승부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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