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상속도 경영'이라는 사실 일깨우는 롯데 분쟁

입력 2015. 7. 31. 18:16 수정 2015. 8. 1.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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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일파만파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양측은 서로 90대 고령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지를 받았다며 진실공방을 벌이고, 여기에 누나, 모친, 삼촌 등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갈수록 혼탁해진다. TV에나 등장하는 궁중 드라마다. 서로가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에 있는 롯데홀딩스 지분이 절반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어 결국 지분대결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상속은 사적 영역에 속한 일이어서 결코 대중의 관심사일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떻든 볼썽사나운 일이 되고 말았다. 신 총괄회장이 입을 다물고 있는 데 대해서는 벌써 여러 풍문들이 나돌고 있다. 일본에서 신 총괄회장의 가족이 입국할 때마다 톱뉴스가 되고, 은밀한 가족사에다 심지어 제삿날까지 언론에 보도되는 등 대중의 관심사가 돼버린 지경이다. 때맞춰 외신에선 한국 기업을 싸잡아 지배구조가 비정상적이어서 국제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이라는 등 비판이 쏟아진다. 국내 5대 그룹으로 세계시장을 무대로 뛰는 롯데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상황이다.

그룹마다 매번 상속갈등이 되풀이된다. 징벌적으로 높은 상속세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속세 때문만은 아니다. 기업은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헤치며 미래를 준비한다. 경영권 승계는 기업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이다. 당연히 치밀한 승계계획이 있어야 한다. 이번 롯데 사태는 LG그룹과 너무 대조된다. 일찍이 구자경 명예회장은 70세에 맞춰 현 구본무 회장에게 아무런 잡음 없이 경영권을 물려줬다. 또 구본무 회장의 LG는 GS와의 분리도 깨끗하게 마무리했다. 모범 사례도 많다.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승계도 마찬가지다. 일각에선 가업승계를 이유로 여러 자녀들에 대한 면세혜택 등을 요구하지만, 기업 상속이란 기업을 잘게 쪼개는 게 아니라 기업의 지속성과 통합과 성장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기업에는 상속도 경영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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