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초대형 M&A 홍수.. 한국은 열외

2016. 10.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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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퀄컴이 차량용 반도체 세계 1위 업체인 NXP를 인수한다. 퀄컴은 2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NXP를 470억달러(약 53조원)에 인수해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보안, 모바일 결제 기술분야에서 성장 기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업계 인수합병(M&A) 규모로는 최대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퀄컴의 매출은 인텔과 삼성전자의 뒤를 잇는 것은 물론 시장지배력도 커진다.

이번 M&A는 불확실한 미래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된다. 퀄컴은 통신 모뎀 칩을 기반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통해 모바일 시대 최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AP시장은 인텔과 삼성전자, 애플 등이 자체 설계 AP로 압박해오면서 레드오션이 됐다. 선두 자리가 위태로워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NXP 인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아직 경쟁도 덜하고 성장성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지각변동은 현재진행형이다. 2년 새 총 2000억달러가 넘는 금액의 M&A가 성사됐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대표적이다. 지난 7월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회사 ARM을 320억달러에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인텔이 알테라를, 아바고테크놀로지가 브로드컴을 품었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다. 산업 융복합이 현실화하고 있다. 업종을 가리지도 않는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은 세계 최대 종자회사인 미국 몬산토를 인수했다. 중국 국영 켐차이나는 스위스 종자기업인 신젠타를 사들였다. 엊그제 미국 2위 통신사인 AT&T는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와 854억달러(약 97조원) 규모의 M&A 계약을 했다. 통신망에 실어 보낼 콘텐츠를 확보한 것이다.

대규모 해외 M&A는 투자 리스크는 있지만 기술과 시장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위험도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 지난해 중국 기업의 해외 M&A는 전년과 비교해 62%, 일본은 53% 급증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소극적이고 굼뜨다. 정부의 편협한 시각도 걸림돌이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지금이 해외 M&A에 나설 절호의 기회라고 했다. 저금리·저유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원화가치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 발상의 전환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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