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금융공기업 40%가 낙하산이라니

2016. 9. 2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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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이배 의원 국감 자료.. 금융 경쟁력 세계 80위

채이배 의원 국감 자료.. 금융 경쟁력 세계 80위

금융공기관 임원 10명 중 4명은 낙하산 인사라는 주장이 나왔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엊그제 금융공공기관과 공공기관 지분보유 금융회사 27곳의 임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255명 중 97명이 낙하산 인사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치권 출신은 53명으로 전체 임원의 21%에 달했고, 관료 출신은 44명으로 19%를 차지했다. 낙하산 인사 비중이 50%를 넘는 기관도 9곳이나 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임원 14명 중 9명(64%)이 낙하산 인사로 분류됐다. 채 의원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대기업 지배구조를 연구(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한 대표적인 기업전문가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안에 임기가 끝나는 주요 금융공공기관 자리에 낙하산 인사들이 대거 입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이 사실상 박근혜정부의 마지막 인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보은인사가 판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런 걱정은 벌써 현실화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 자리에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단독으로 추천됐다. 정부는 이에 앞서 지난달엔 금융 경력이 전무한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한국증권금융 감사로 임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산관리공사, 기업은행 등도 벌써 낙하산 인사설이 파다하다.

낙하산 인사가 한국 경제를 어떻게 망치고 있는지는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생생하게 보여준다. 무능하고 무책임한 인사들이 기업을 부실 덩어리로 만들고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을 축냈다. 박 대통령이 2013년 주위의 반대를 물리치고 임명을 강행한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 대표적이다. 대우조선을 망친 것도 모자라 4조원을 출자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 자리까지 날리고 나라 망신을 시켰다.

정권마다 계속되는 낙하산에 한국은 금융 후진국의 오명을 쓰고 있다. 28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6년 국가경쟁력 순위'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138개국 중 80위다.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낮다고 평가되는 우간다, 부탄, 캄보디아보다 밑에 있다. 박 대통령은 '낙하산 철폐'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세월호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는 '관피아는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년간 지속돼 온 고질적인 병폐로 반드시 끊어내겠다'고 약속했다. 이번에는 그 약속을 지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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