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파생상품 시장 부활, 묘책은 없는가

2016. 8. 2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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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25일 fn 주최 컨퍼런스.. 옛 명성 되찾을 방안 모색

24~25일 fn 주최 컨퍼런스.. 옛 명성 되찾을 방안 모색

한때 세계 1위이던 한국 파생상품 시장이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증시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장내 파생상품 시장은 꼭 20년 전 코스피200 선물로 문을 열었다. 그 뒤 개인.기관투자가들의 활발한 참여로 2001년 거래량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선 뒤 10년간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2년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를 명분으로 규제 철퇴를 내렸다. 선물.옵션 투자자에게 수천만원 예탁금을 내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사전교육 30시간, 모의거래 50시간 의무화 조치도 내려졌다. 1년간 선물거래 경험이 없으면 옵션에 투자하는 길도 막았다.

이후 장내 파생상품 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먼저 개인.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이탈했다. 한때 절반을 넘어서던 개인투자자 비중은 20%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소수자에 불과하던 외국인 비중이 선물은 60%, 옵션은 50% 수준으로 높아졌다. 그러나 외국인이 개인 이탈을 상쇄하진 못했다. 거래량은 절정기에 비해 80% 줄었고 한국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비슷한 일이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장외 파생상품 시장에서 되풀이될 조짐을 보인다. 작년 여름 중국 증시가 급락하자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일부 ELS 상품이 손실구간으로 진입했다. 화들짝 놀란 당국은 발행총량을 규제하는 대책을 내놨다. 한때 국민 재테크로 불리던 ELS는 올 들어 발행액이 급감했다. 당국은 현재 H지수에 국한된 발행물량 제한 조치를 유로스톡스와 같은 다른 지수에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선물.옵션.ELS 등 파생상품은 주식처럼 리스크가 크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일정한 규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한때 선물.옵션시장이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장으로 변질된 것은 분명 반성할 대목이다. 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은행.증권사들이 ELS 쏠림을 부추긴 것도 잘한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규제당국이 파리를 잡는 데 망치를 휘둘러서는 안 된다. 지나친 규제는 자칫 시장 자체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기 때문이다. 예컨대 총량 규제는 팔을 비트는 단기 대응책일 뿐이다. 그보다는 긴 시야에서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투자자들에게 주지시키는 편이 낫다. 좋은 규제는 부작용도 잡고 동시에 시장도 살리는 정책이어야 한다.

파이낸셜뉴스는 24~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제14회 서울국제파생상품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주제는 '파생상품시장 혁신, 그리고 부활'로 정했다. 돈 챈스 미국 루이지애나주립대 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주가 3000시대를 위한 파생상품 시장의 역할 등을 놓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코스피가 2000 박스권에 갇힌 원인 중 하나로 선물.옵션 시장의 부진이 꼽힌다. 코스피도 살리고 파생상품 시장도 살리는 묘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둘째날엔 연기금의 대체투자 전략을 놓고 토론한다. 전통을 자랑하는 이번 컨퍼런스에 독자들의 큰 관심과 성원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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