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위안화 허브 경쟁에 발벗고 나서라

2015. 12. 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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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기축통화 지위 인정.. 실물거래 많은 한국에 호재

IMF, 기축통화 지위 인정.. 실물거래 많은 한국에 호재

중국 위안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력이 인정되는 기축통화 반열에 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특별인출권(SDR) 발행의 근거가 되는 통화바스켓에 위안화를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편입비율은 10.92%로 미국 달러화(41.73%), 유로화(30.93%)에 이어 세번째이며, 일본 엔화(8.33%)와 영국 파운드화(8.09%)보다 높다. 글로벌 무대에서 위안화의 격이 한 단계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IMF의 편입 결정은 향후 미국과 중국 간에 통화 및 금융 패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중국은 실물 분야에서 이미 미국에 버금가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2011년에 무역규모가 미국을 앞질렀으며 지난해 구매력 평가기준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넘어섰다. 오는 2025년쯤 명목GDP도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 분야는 아직 미국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주식시장은 미국의 5분의 1, 채권시장은 8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금융은 실물을 따라가게 돼있다. 앞으로 중국 금융시장과 위안화 경제권이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국제화는 대중국 교역비중이 높은 한국에는 호재다. 무역과 자본거래, 외환보유 등에서 달러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원.위안화 직거래가 촉진되고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높아질 것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원.위안화 환율을 달러를 매개로 한 재정환율에서 직거래 시장의 평균환율로 바꾸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거래비용이 줄고 편의성이 높아져 우리 은행과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화 국제화는 장기적으로도 우리 경제에 좋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교역량도 많다. 이미 56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도 맺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개설된 서울의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 정부는 연내에 위안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중국 채권시장에서 발행할 계획이다. 그만큼 위안화 거래수요가 크기 때문에 위안화 허브로서 손색이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홍콩이나 싱가포르, 대만 등에 비해 위안화 허브 경쟁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 한국이 동아시아의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한 경쟁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위안화는 아직은 미국 달러화만큼 강한 통화는 아니다. 미국 달러화와 경쟁하기 위해 중국은 통화정책의 독립성과 각종 경제통계의 투명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일단 중국의 금융굴기는 시작됐다. 한국은 중국 경제성장의 최대 수혜자였던 것처럼 이번에 금융에서도 수혜자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위안화 국제화에 발맞춰 원화의 국제화도 이뤄져야 한다. 한국이 위안화 허브로서 동아시아의 금융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을 세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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