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미래기술 각축전서 밀려난 한국

2015. 5. 4. 16:3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1등 기술 하나도 없어.. 중국과 격차 1.4년에 불과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국가전략기술 120개 가운데 세계 1등은 하나도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줄기세포, 유전자 기술 등 45개 미래기술에서 선진국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반면 중국은 대부분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턱밑까지 추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지난해 기준으로 한국·미국·유럽연합(EU)·일본·중국 등 5개국의 기술력을 평가한 결과다. 우리나라의 국가전략기술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버거운 상태에서 중국의 맹렬한 추격을 받는, 이른바 넛크래커(샌드위치) 상태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사결과 우리나라의 기술수준은 세계 최고 기술국인 미국의 78.4% 수준이며 이를 따라잡기 위해 4.4년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2년의 77.8%, 4.7년에 비하면 소폭 개선된 것이지만 아직도 크게 미흡하다. 우리나라는 10대 기술분야 중 전자·정보·통신, 의료, 바이오, 기계·제조·공정, 에너지·자원 등 9개 분야에서 미국· EU·일본에 뒤진 4위에 그쳤다. 항공우주분야는 중국에도 뒤진 최하위였다. 인간친화형 디스플레이, 초정밀 디스플레이 공정 및 장비, 스마트 그리드 등 단 3개 기술만 선진국의 90%를 넘어섰을 뿐이다.

특히 중국은 이번에 18개 기술에서 우리나라를 앞섰다. 2012년 13개 기술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는 2010년 2.5년에서 2012년 1.9년으로 줄어든데 이어 이번에 1.4년까지 좁혀졌다. 기계·제조·공정과 전자·정보·통신 분야에서 중국과의 격차는 0.6년에 불과했다. 우리가 자랑하는 정보기술(IT)분야의 기술수준이 중국과 별 차이 없다는 사실이 섬뜩하기만 하다.

쇠퇴 기미를 보이고 있는 우리의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더 늦기 전에 신기술 개발과 육성에 국가적 역량을 집약해야 한다. 중국은 풍부한 자금력과 인프라, 인력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기술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가 우물쭈물하다간 순식간에 중국에 추월당할 수 있다. 추월당하고 나면 경제규모가 작은 우리로선 만회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번 평가 결과는 답보상태에 있는 한국경제에 울리는 경종이다. 정부는 투자와 연구개발(R&D)을 막는 각종 규제를 신속히 걷어내고 경제 구조개혁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 기업들도 500조원 넘는 유보금을 헐어 과감한 R&D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다. 자원 없는 우리나라가 기술력마저 못 갖추면 뭘 먹고 살 수 있겠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