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싼 이자 주택대출, 후유증 따져봤나

2015. 1. 30.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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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장관 거래 활성화 고육책.. 우리은행 끌어들인 건 위험

1%대 초저금리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이 계속 말썽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집권당 김무성 대표가 제동을 걸었다. 놀란 국토교통부가 서둘러 국회에 해명자료를 배포하는 등 부산을 떨었다. 하지만 상품 자체가 워낙 파격적이라 당초 계획대로 오는 3월 우리은행이 관련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8월 최경환 부총리는 "지도에 없는 길을 가겠다"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풀었다. 이때만 해도 LTV·DTI만 풀면 부동산 경기가 확 살아날 줄 알았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는 반짝 상승에 그쳤다. 연말엔 분양가상한제를 탄력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정도면 정부로선 할 만큼 한 셈이다. 그래도 건설경기는 침체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없다. 그러자 국토부 서승환 장관은 다시 1%대 모기지 아이디어를 내놨다. 소득 제한, 아파트 크기 제한도 거의 없앴다. 어떻게든 아파트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한국 경제는 '일본화'의 위험을 안고 있다. 일본 경제는 부동산이 고꾸라지면서 '잃어버린 20년'의 수렁에 처박혔다. 이웃 일본의 경험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다. 선제적 대응을 강조하는 초이노믹스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찬가지 이유로 서 장관의 적극적인 정책의지 자체는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번엔 서 장관이 좀 욕심을 부린 것 같다. 해당 모기지 상품은 우리은행만 취급한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다. 정부의 뜻을 거역하기 힘든 구조다. 대조적으로 신한·국민·하나 등 순수 민간 시중은행들은 멀찌감치 서서 구경만 하고 있다. 사실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은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답이 안 나온다.

수익공유형은 7년 뒤 집값이 오르면 은행과 소유주가 이익을 나누는 상품이다. 그런데 7년 뒤 집값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집값이 떨어지면 고스란히 은행이 손해를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국토부는 은행이 볼 이자 손해를 주택기금을 통해 보전하기로 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를 두고 "좋은 정책 아이디어도 탄탄한 재정적 뒷받침과 미래 예측성이 없으면 결국 문제가 되고, 그 피해와 고통은 국민 몫이 된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정부가 민영화를 미룬 채 우리은행을 마치 정부의 '사금고'처럼 악용한다는 비판도 있다. 싼 이자로 빌려줄 테니 빚 내서 집 살 것을 권유하는 정책은 늘 눈덩이 가계부채 우려를 낳는다. 서 장관은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 출시를 서둘러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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