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중소기업 죽어가는 소리가 들리는가

파이낸셜뉴스

생산감소·자금난 이중고
경제민주화론 해결 못해


불황의 그림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짙게 드리운다. 우리 중소기업들은 생산 감소와 자금난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깊은 침체의 골에 빠져 있다는 얘기다.

9일 중소기업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올 3·4분기 중소 제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1.8% 감소했다. 2·4분기(-1.7%)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것이다. 중소기업 생산은 2009년 3·4분기에 -2.1%를 기록한 이후 성장세를 보이다가 작년부터 주춤하더니 11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가동률도 마찬가지다. 3·4분기 중소 제조업 가동률은 70.8%로 2009년 3·4분기(69.8%) 이후 12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3·4분기 전체 제조업 생산은 0.4% 증가했다. 대기업 생산은 1.2% 늘어났다. 세계적인 불황과 내수부진 등 대내외 변수에 중소기업이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 가운데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올 10월까지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은 41조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 전인 2006∼2008년 사이 대출 증가액(121조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반면 대기업의 은행대출 증가액은 2006~2008년 53조4000억원에서 2009년∼올 10월에는 64조9000억원으로 그 폭이 커졌다. 회사채 시장과 주식시장에서도 우량 대기업으로 자금이 몰리는 경향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중소기업에 시중자금이 투자를 꺼리는 것이다. 이로 인해 어음부도율이 날로 높아지고 법정관리 신청 기업수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따라서 죽어가는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가라앉은 경기를 진작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이와 함께 중소제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유도하고 이들의 자금조달을 돕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대선 후보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집권 후 경기를 어떻게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나 제대로 있는지 의문이다. 이들은 심지어 성장률 목표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온갖 규제를 동원해서 대기업을 두드리고 그 세(勢)를 죽여놓으면 중소기업이 클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가. 작금의 경제민주화 정책은 대기업에 대한 '한풀이'는 될 수 있을지언정 중소기업을 살리는 방안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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