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브렉시트..트럼프..커지는 글로벌 정치리스크

입력 2016. 5. 4. 19:00 수정 2016. 5. 12. 13: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성장의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정치 불안’이라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Brexit)나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경제침체도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1일부터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밀컨 글로벌 컨퍼런스’에서도 참석자들은 이 같은 정치적 변수가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설마 했던 브렉시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가능성이 커지는 추세다. 6월 찬반투표를 앞두고 영국 국민의 EU 탈퇴 찬성률이 반대를 근소한 차나마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결정될 경우 영국 파운드화는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1.35달러 아래로 추락하면서 글로벌 통화전쟁을 격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의 부상은 더 충격적이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41%)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2%포인트나 앞섰다. 본선 맞대결 구도를 전제로 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극단적 보호무역주의자인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돼 공약대로 정책을 편다면 글로벌 무역분쟁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7월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에 공식 지명될 경우 달러화 가치가 주요국 통화 대비 6%나 급락하는 등 외환시장이 요동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이에 따라 글로벌 경제가 단순한 저성장을 넘어 ‘악성 뉴노멀(불안한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경제 측면에서 선진국은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실탄이 거의 떨어지고 신흥국은 기존 성장모델이 한계에 이른 상태에서 자본 유출입 변동성까지 커지며 자칫 경제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계다. 이런 판에 정치 불안 태풍까지 몰려온다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밖에 없다. 안보 불안은 물론이고 만성적 수출부진에다 조선·해운 등 핵심 산업의 구조조정 위기까지 겹쳐 있는 우리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을지 모른다. 미·유럽의 정치 리스크 전개과정을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이다.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