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DR 편입된 위안화 진정한 기축통화 되려면

2015. 12. 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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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가 마침내 국제 기축통화의 지위를 확보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1월30일(현지시간) 집행이사회를 열어 내년 10월1일부터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편입 비율은 10.92%로 미국 달러화와 유로화에 이어 세 번째로 높다. 기축통화의 반열에 들자마자 엔화와 파운드화를 제치고 세계 3대 통화 자리를 꿰찬 것이다. 세계 2위 경제강국이자 최대 무역대국으로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력을 나날이 강화하고 있는 중국이 이제 글로벌 금융시장으로까지 발을 넓힌 셈이다. 달러화 중심의 국제질서가 또 한번 도전을 받게 됐다.

SDR는 IMF 회원국들이 외환위기 등에 처했을 때 담보 없이 긴급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권리로 편입된 화폐는 세계 공용통화의 지위를 갖는다. 중국이 미국·유럽과 세계 경제패권을 다투는 존재가 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위안화가 달러화와 같은 진정한 기축통화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각국의 수요를 감당할 만큼 충분한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늘리거나 각국의 위안화 보유액 증가가 뒤따라야 함은 물론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상수지 적자를 감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정반대다. 보유통화로서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필요하다. 8월처럼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전격 인하한다면 보유자산으로서의 가치는 크게 악화할 수밖에 없다. 환율을 비롯한 중국 정부의 정책 결정 투명성을 높이고 과도한 경상흑자를 줄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가 커지는 이유다.

더 중요한 것은 중국 경제의 안정이다. 중국 내부의 경제상황은 향후 5년간의 평균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7.0% 이상에서 6.5%로 내릴 만큼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중국 정부로서는 경기부진 탈출을 위해 환율과 통화정책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이런 후진적 행태로는 위안화가 기축통화 입지 확보는 고사하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만 될 뿐이다. 중국은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에 걸맞은 책임감을 가져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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