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대담한 관계개선 언급, 행동으로 증명하라

입력 2015. 8. 28. 21: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남북 간에 고위급 접촉 합의 이후 대화 분위기가 느껴진다. 특히 북한에서 나오는 언급들이 이전과 달리 긍정적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28일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남북 고위급 접촉에 대해 "합의를 소중히 여기고 풍성한 결실로 가꾸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위급 접촉 당사자였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도 27일 "남북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대담하게 관계개선의 길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화해와 신뢰, 대화와 협상 모두 좋은 말이다. 남북 동포의 바람도 8·25 합의를 계기로 남북 관계가 대결을 접고 평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통일의 길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문제는 북한의 말에 진정성이 있느냐는 점이다. 그동안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입으로는 화해나 대화를 말하면서도 도발적인 행태를 서슴지 않았다. 이번 합의 직후에도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지뢰 도발에 대해 딴소리를 했다. 공동 보도문과 배치되는 주장을 해 합의를 뒤집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을 정도다.

황병서의 발언이 내부 선전용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안심할 수 없다. 5·24조치 해제 등을 트집 잡아 언제 또 어깃장을 놓을지 모른다. 그간 북한이 남북 합의를 손바닥 뒤집듯 했던 사례가 비일비재했던 만큼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북한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바닥이다. 한국갤럽이 성인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고위급 접촉에 대해 물어보니 무려 69%가 '안 지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잘 지킬 것'이라는 답은 17%에 불과했다. 왜 많은 국민이 북한 고위층의 '합의 준수' 발언을 믿지 못하겠다고 하겠는가.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담한 남북관계를 원한다면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주는 길밖에 없다. 추석 이산가족 상봉의 첫 단추만이라도 제대로 끼워 한국민에게 신의성실의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