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리 기후협정 체결, 新성장동력 찾는 기회로 삼자
지난 12일 체결된 '파리 기후 협정'은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라는 인류 위기에 공동 대처하는 데 합의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유엔 기후변화협약 195개 당사국은 이날 온도 상승 목표, 온실가스 감축 이행 검토 등이 담긴 최종 합의문을 채택했다. 1997년 교토의정서는 미국과 중국이 빠진 선진국에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했지만 파리협정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감축 의무를 나눠 지게 됐다는 점에서 진일보한 체제다.
협정의 핵심은 2100년까지 지구 평균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섭씨 2도보다 '훨씬 작게', 섭씨 1.5도까지 제한하는 데 노력한다는 것이다. 현재 지구 온도는 이미 산업화 이전보다 1도가량 상승한 상태다. 법적 구속력을 지닌 합의문을 도출해 낸 데다 5년마다 당사국이 탄소 감축 약속을 지키는지 검토하기로 한 것도 의미가 크다.
신기후체제 출범은 우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다. 세계 7위 온실가스 배출국인 한국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산업계가 반발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목표지만 전 세계가 동참하기로 한 만큼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신기후체제에 적응하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정책의 틀을 신속히 전환해나가야 한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글로벌 시장이 확대될 것에 대비해 '저탄소 생태계'를 선점할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과거 영국이 석탄을 활용한 증기기관으로 산업화를 주도했듯이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선점한 국가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보고서를 냈는데 옳은 지적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누구나 전기를 생산·판매할 수 있는 에너지 프로슈머(prosumer)를 키우고 순수 전기차를 100만대 이상 보급하는 것을 비롯한 에너지 신산업 확산 전략을 내놨는데 보다 과감하게 산업정책 패러다임을 바꿔가야 한다. 신기후체제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적극적인 산업정책과 투자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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