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드 갈등, 한중 정상회담으로 풀어야

한국일보 입력 2016. 8. 2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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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 결정으로 한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가 내달 4ㆍ5일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해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국의 관영 매체인 글로벌 타임스는 22일 중국 전문가들을 인용해 “G20 정상회의 일환으로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 간 회동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남아있지만 아베 총리와의 회담은 절망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인민일보 계열의 영자지로 중국 관영 언론의 속성상 당과 정부의 의지나 지침이 상당부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양국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고, 갈등을 완화할 계기로서 정상회담만한 게 없다. 의제 설정을 위한 양국 간의 실무 협의 과정에서 접점을 찾는 노력이 선행되고, 정상회의에서 양국 수뇌가 웃는 낯으로 악수를 나누는 게 외교적 관행이다.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말이 그래서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을 결정한 항저우 G20 정상회의에서 한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지금 한중 양국 관계는 수교 이후 최악이라고 할 만하다. 중국 내 한류 열풍에 제동을 거는 직ㆍ간접적 움직임은 물론 최근 중국 함대가 동해의 공해상에서 무력 시위 훈련을 하는 등 중국 정부의 노골적 반발이 다방 면에서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 관영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비판하는 등 도를 넘는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이처럼 근육질을 자랑하는 중국의 자국 중심적 자세, 패권적 태도는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리면서 국민 감정까지 격해지는 사태로 치닫고 있는 게 한중 관계의 현 주소다.

격화 일로의 갈등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도는 정상회담이겠지만, 관영 매체의 보도만으로 중국 당국의 의지를 다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국 정부가 G20 정상회의 주최국으로서 대국의 위상과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한중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다. 중국의 의도가 무엇이든, 우리 입장에서도 양국 간 최대 현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한중 외교수장이 2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한중일 3국 외교장관회의에서 만난다. 연말의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자리지만, G20 회의에서의 한중 정상회담 여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갈등의 장기화는 어느 쪽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양측이 적극적 의지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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