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대 국회 원내대표단, 협치의 새 정치를 이끌기를

한국일보 2016. 5. 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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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에 3선의 우상호 의원이 선출됐다. 4ㆍ13 총선으로 원내 제1당 지위를 확보한 더민주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그의 어깨는 무겁다. 무엇보다 여소야대 3당 체제에서 주도권을 쥐고 협상력을 발휘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야당은 대여 투쟁만 앞세웠지만 이제는 원내 1당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총선 민의인 협치(協治)를 앞장서서 실천해 가야 할 상황이다.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과는 대여 공동전선을 펴는 한편 대선을 염두에 두고 경쟁하며 야권 연대 내지 통합의 불씨도 살려야 한다.

우 신임대표는 4일 당선 직후“제1당 원내대표로서 당당하게 협상하고 협력하고 국정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범주류에 속하는 그는 80년대 학번, 60년생 이른바 ‘86 세대’의 맏형이다. 온건 운동권으로 분류돼 왔지만 투쟁 이미지를 불식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낡은 운동권 문화 청산’을 강조해온 김종인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당내 계파 갈등의 앙금을 해소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더민주의 원내대표 선출을 끝으로 이제 20대 국회 전반을 이끌 각 당의 원내대표단이 모두 꾸려졌다. 이들에게는 여소야대 3당 체제 정치구도에서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어 가야 하는 임무가 부여돼 있다. 원 구성 협상이 첫 시험대다. 해운ㆍ조선산업 구조조정 등 시급한 경제ㆍ민생현안과 긴박한 외교안보 상황 등에 비춰 20대 국회가 임기 개시일인 이달 30일부터 정상 가동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국민들과 각계의 주문이다. 과거엔 상임위원장 배분, 야당의 현안 연계전략 등이 얽혀 원 구성이 2,3개월씩 늦어져 지탄을 받았다. 이번에도 국회의장 자리와 주요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진통이 만만찮아 보이지만 각 당이 한발씩 양보해 조속한 시일 내에 원 구성 협상을 마치기를 기대한다.

20대 국회에서는 행정부 및 청와대와의 관계도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법안처리에 협조하지 않는다며 국회와 야당을 비판해왔다. 그러나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그런 압박은 통하지 않는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국민의당 안철수ㆍ천정배 공동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이제는 대통령이 일방적인 지시를 한다고 해도 그것을 관철할 방도가 없다”며 “협치는 피할 수 없는 외통수”라고 말했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그런 협치가 가능해지려면, 박 대통령의 대 국회 인식이 먼저 달라지고 당ㆍ청 관계의 재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에 못지 않게 두 야당의 변화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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