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상륙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온 지카 바이러스

한국일보 2016. 2. 1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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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지카 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처음 발생했다. 중국 보건당국에 따르면 바이러스 감염국인 베네수엘라를 여행한 장시성 출신 34세 남성이 발열ㆍ두통 등 감염증세를 보여 현지에서 진료를 받고 귀국, 고향에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장시성이 지카 바이러스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의 주요 서식지가 아니어서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 남성이 경유한 홍콩은 방역 당국이 이동경로를 샅샅이 조사하는 등 비상을 걸었다. 중남미ㆍ유럽을 거쳐 태국 등 동남아에서 환자가 발생하자마자 중국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빠르고 감염 경로가 다양하다는 방증이다.

이웃나라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만큼 이제 한국 상륙도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설 연휴에 중남미, 동남아 등 따뜻한 지역을 여행하다가 감염돼 국내로 들어오는 환자가 조만간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발생국 방문자에게 예방 조치를 안내하는 문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귀국 때 발열 조사와 신고 안내를 하는 등의 입국자 검역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 2,000만 명 시대를 맞아 바이러스 발생국 방문자를 통한 환자 유입을 완벽히 틀어막기는 사실상 어렵다. 따라서 방역당국의 활동은 국내로 들어온 감염자를 신속히 확인하고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공항 항만 등에서 철저한 입국자 검사를 통해 유입 환자로부터의 2차 전파를 차단해야 한다. 각종 화물을 통해 매개모기 유충 등이 유입될 가능성에도 대비해 위험지역 통과 화물에 대한 검역과 소독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해외 여행객과 국민들도 방역당국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바이러스 발생국을 방문할 경우 매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하고, 귀국 후 2주 이내에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가까운 병ㆍ의원을 방문해 감염 경로를 설명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지카 바이러스는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를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고 한다. 5월부터 매개 모기가 본격적 활동을 시작하므로 일상생활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비상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마침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생활수칙 10가지를 제공했다. 생활환경에서 모기 서식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싱크대 안의 파이프를 청소하고, 꽃병의 물을 자주 갈아주며, 재활용 그릇 등 물이 담긴 용기를 방치하지 않는 등의 행동수칙이다. 국민 모두가 숙지해 두어야 한다. 안일한 대처로 막대한 피해를 부른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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