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영란법 고치려는 국회, 방향이 틀렸다

2016. 6. 2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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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법) 시행이 석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소비 위축’을 이유로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이완영 의원(새누리당)은 24일 당정 간담회에서 농축수산물을 김영란법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공감을 표시했다고 한다. 또 여야 의원들은 곧 김영란법 규제를 받는 ‘고액 선물’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는 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3만원 이상 식사와 5만원 이상 선물’을 금지하는 김영란법 때문에 국내 과수농가와 한우축산업자, 어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거라는 우려를 이해하지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공직자 부정부패를 뿌리뽑기 위해 만든 법을 시행하기도 전에 완화하자는 건 명분과 설득력이 없다. 공직자들에게 가는 ‘고액 선물’의 규모가 도대체 얼마나 크기에 그걸 금지한다고 국내 농축수산업이 흔들린다는 건지, 일반 국민들로선 이해하기 힘들다. 농어민의 어려움은 다른 정책적 수단으로 보완해야지, 반부패법을 완화하는 식으로 해결하려는 건 옳지 않다.

국회가 김영란법 보완을 논의해야 할 지점은 오히려 다른 데 있다. 이 법은 국회의원이 지역구민 민원을 정부기관에 전달하는 건 ‘부정 청탁’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예외규정을 뒀다. 애초 정부 초안엔 예외규정이 없었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신설됐다. 또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직자의 자녀·친척 취업 청탁을 막기 위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법안엔 빠져 있다. 공직자 부패를 근절한다면서 국회의원들이 정작 자신들의 청탁과 민원엔 매우 관대하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행 전에 법을 보완해야 한다면 바로 이런 부분을 먼저 고쳐야 할 것이다. 이런 건 손대지 않고 부패방지 조항만 완화하려는 움직임은 여론의 거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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