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설상가상의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한국 경제

입력 2016. 2. 11. 20:06 수정 2016. 2.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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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글로벌 금융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찮다.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국 증시가 줄줄이 곤두박질치는데다,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으로만 몰리면서 채권시장과 외환시장도 덩달아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금융시장이 정책당국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국면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이 대표적이다. 닛케이지수는 건국 기념일(11일) 휴장에 앞서 9일과 10일 단 이틀 동안 8% 가까이 하락했다. 연초 대비 하락 폭은 18%나 된다. 지난달 말 일본 중앙은행이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고자 마이너스 금리를 전격 도입했음에도, 시중에 돈이 돌기는커녕 되레 안전자산 투자심리만 부채질한 꼴이 됐다. 엔화 가치 역시 예상을 깨고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비교는 힘들겠으나, 중국에서도 시장과 당국의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위안화 방어에 뛰어들면서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월 한 달 새 1000억달러(120조원)나 감소했다.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점치는 목소리도 높다.

이처럼 시장이 ‘거꾸로 행보’를 이어가는 밑바탕엔 예상보다도 훨씬 뿌리 깊은 세계 경기 둔화라는 만성병이 도사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선 에너지 관련 투자 손실에 따른 부실채권 증가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유럽 대형 은행들이 새로운 위기의 진앙으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주가는 연초에 견줘 이미 반 토막 난 상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작 글로벌 차원의 통화정책 공조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낮은 편이다. 저마다 제 살길부터 찾기에 급급한 탓이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엄청나게 커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온통 장애물투성이다. 내수와 수출 가릴 것 없이 경제의 기초체력은 바닥났는데, 남북관계마저 최악의 상태로 내몰렸다. 과거 북한발 악재가 우리 금융시장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는 하나, 요즘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선 자그마한 불씨가 한순간 대형 화재로 번지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의 속성상 외환시장 급변의 엄청난 파괴력은 증권·채권시장과는 비교하기 힘들다. 우리 정부와 통화당국의 신뢰도가 그리 높지 않은 터라 더욱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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