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한, 로켓 발사 시기조정 아니라 취소하길

입력 2012. 12. 9. 19:20 수정 2012. 12. 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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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북한이 그제 갑자기 막바지 준비 중인 장거리 로켓 발사를 연기할 뜻을 내비쳤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과정에 일련의 사정이 제기되어 우리의 과학자, 기술자들은 광명성-3호 2호기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일련의 사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어쨌든 일시적으로나마 국제사회의 우려와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는 공간이 열렸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

북한의 발사 시기 검토 발표는 그간의 태도로 볼 때 매우 이례적이다. 북한은 불과 일주일 전인 1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유훈에 따라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4월 발사에서 나타난 결함들을 분석하고 위성과 운반 로켓의 믿음성과 정밀도를 개선했다고 성공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일주일 사이에 어떤 사정이 있었기에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보도 내용으로만 보면,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발사 시기를 조절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으니 기술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국내외 로켓 전문가들은 겨울철은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강한 북서 계절풍과 추위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제어와 관련한 기술적 어려움과 기기의 장애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국제사회가 북한의 위성 발사 계획에 대해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며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압박한 것도 영향을 줬을 수 있다. 특히, 시진핑 총서기가 이끄는 새 중국 지도부는 4월 발사 때의 모호한 태도와 달리, 이번엔 위성 발사가 '유엔 안보리의 관련 결의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거나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는 명확한 반대 메시지를 보냈다.

시기 조정 발표를 고려하면 북한이 예고한 10~22일 사이에 로켓을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주기 기일인 17일을 놓친 만큼, 굳이 실패 위험성이 큰 겨울철 발사를 강행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위성 발사를 예고한 뒤 국제사회의 일치된 우려와 반발 움직임을 충분히 관찰했을 것이다. 실용위성이나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그들의 논리가 통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절감했을 것이다. 북한 지도부는 이번 발사 연기를 추가 발사를 위한 '1보 후퇴'라는 자세가 아니라, 안으로 민생에 힘쓰고 밖으로는 신뢰를 쌓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발사 시기 조정이 아니라 발사 취소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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