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혈세 연수원' 팔아서 민생에 써라

입력 2016. 6. 24. 01:07 수정 2016. 6. 2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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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제로’의 대명사인 국회가 300억원 넘는 혈세를 퍼부어 지어온 대규모 휴양시설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설악산·동해가 한눈에 들어오는 목 좋은 곳에 들어설 ‘국회 고성 의정연수원’이다. 부지가 축구장 48개를 합친 것보다 넓은 39만4139㎡에 달한다. 거실과 침실·주방을 갖춘 객실 80여 개가 설치된다. 진입 도로 확장에만 89억원이 들어갔다. 수영장까지 만들려다 여론을 의식해 철회했다고 한다.

국회는 5000여 직원의 교육·연수 용도일 뿐 휴양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강화도에 있는 기존 국회 의정연수원의 이용실적(2012년)을 보면 가족모임·휴양이 96%(561건)에 달했다. 교육·연수는 4%(21건)에도 못 미쳤다. 주말·휴가철에만 북적일 뿐 평일엔 텅텅 비는 점도 이 건물이 사실상 휴양시설임을 보여준다. 사정이 이런데도 350억원 넘는 세금을 들여 강화도보다 훨씬 큰 시설을 추가로 짓고 있으니 기막힐 노릇이다. 문제의 연수원은 17대 국회에서 처음 추진됐다가 18대 국회 들어 재정 부담과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중단됐다. 국회 스스로도 문제점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던 것이 18대 국회 후반기에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강원 경제가 어렵다”는 명분 아래 슬그머니 공사가 개시됐다고 한다. 기가 찰 노릇이다.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대신 쓰는 여학생들이 나올 만큼 민생이 곤궁하다. 이런 현실에서 보란 듯 ‘연수용’이란 허울 아래 국회직원들이 놀고 먹는 콘도나 다름없는 대규모 시설을 세운다니 국민의 억장이 무너진다. 신용불량 국가들의 공통점이 방만한 재정운영이다. 호화판 연수시설로 물의를 일으켰던 국내 공공기관들도 여론을 의식해 정리에 나서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회가 모범을 보이지 못할망정 혈세낭비에 앞장서니 무슨 체면으로 피감기관의 모럴 해저드를 질타할 수 있겠는가. 이런 국회를 위해 꼬박꼬박 세금을 바치는 국민이 불쌍하다. 국회는 문제의 연수원을 민간에 팔고, 그 수입을 민생의 실질적 증진을 위한 사업에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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