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 난맥 이토록 심각한데 전·현직 대통령이 다툴 땐가

2015. 1. 31.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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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대통령의 시간』) 발간(2월 2일)이 박근혜-이명박 정부 간 갈등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것을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어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이유를 당시 정운찬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얘기한 것은 사실에 근거했다기보다 오해에서 비롯됐다"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정치공학적으로 이 문제를 해석한다면 국가나 국민 단합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완곡한 표현을 쓰긴 했지만 회고록에 대한 공개적 반박이자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참모를 지낸 한 인사는 "전직 대통령이 회고록 내는 걸 누구 허락을 받고 내야 하느냐 "고 맞받아쳤다. 전·현직 대통령 참모들이 볼썽사나운 대리전을 벌인 것이다.

 박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간 충돌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을 거치면서 두 사람은 총선 후보 공천, 세종시 수정안 처리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혔다. 하지만 '이명박 청와대'와 '박근혜 청와대'의 충돌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가뜩이나 국정 표류와 난맥상으로 곳곳에서 적신호가 켜진 마당에 전직 대통령과 취임 3년차를 맞는 현직 대통령이 협력하기는커녕 파열음을 내는 건 민생에 주름살을 더할 뿐이다.

 한국갤럽 조사(지난 27~29일) 결과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치인 29%까지 떨어졌다. 인사 난맥상에다 오락가락하는 정책 등 국정의 총체적 표류에 대해 민심이 등 돌린 결과다. 연말정산 파동,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 발표 백지화, 주민세·자동차세 인상 번복 등 최근의 정책 혼선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 와중에 골병 드는 건 국민이다. 성장 동력은 꺼져가고 경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위중한데도 정부와 새누리당은 물론 청와대마저 우왕좌왕할 뿐 질서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으니 기막힌 노릇이다. 더구나 전직 대통령은 회고록을 내 남북정상회담 추진 과정의 비사(秘史)를 털어놓고, 민감한 외교적 사안까지 공개해 정책 당국을 어려움에 빠뜨리고 있다. 김양건 대남 비서 등 북한 당국자를 직접 지목하며 비화를 공개한 것은 남북관계의 파장을 계산해보지 않았다면 무책임한 것이고, 결과를 예상하고도 이런 내용을 썼다면 다른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의심을 피해갈 수 없다.

 청와대가 회고록 내용을 트집 잡아 공개적으로 전직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성숙하지 못한 자세다. 전직 국가 원수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회고록을 문제 삼는 바람에 이슈가 부각돼 정치 쟁점화해 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현직 대통령이 난국 타개에 협력해주길 기대해온 우리 사회에 이번 회고록 파문은 실망만 안겨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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