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살리기’ 적임자 알 수 있는 토론 돼야

중앙일보

오늘 대선 토론이다. 지난 4일의 토론은 대단히 실망스러웠다. 정치와 외교·안보 분야의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어떤 이유에서든 오늘마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토론이 돼선 안 된다. 특히 오늘은 경제와 복지, 일자리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분야다. 경기 급락으로 민생이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국민의 관심은 대단히 높을 것이다. 이 점을 후보들도 깊이 인식하고 경제를 어떻게 살리고 민생을 회복할지, 국민에게 제대로 검증받을 수 있는 토론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경제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2~3%대를 기록한 것만 봐도 그렇다. 특히 최근 3분기는 사실상 0% 성장했다. 게다가 미래도 밝지 못하다. 많은 전문가가 내년 역시 잘해야 3%고, 차기 정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정도로 우리 경제는 첩첩산중이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높은 대외무역 의존도, 막대한 가계부채, 급속한 고령화, 만성적인 일자리 부족 등 악재가 즐비하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후보들은 분명하고 정확하게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갈등과 대립이 심화된다. 일자리가 많이 부족해지면서 추가적인 복지지출 역시 불가피하다. 이런 분열을 어떻게 통합해나가면서 국민과 함께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을지 그 해결책도 내놓아야 한다. 후보들은 지금까지 복지 공약을 쏟아내기만 했지, 이를 어떻게 성장잠재력과 연결시킬 수 있을지는 별다른 방책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증세 문제 역시 오늘은 정말 명확해져야 한다. 우리는 후보들이 내놓은 복지 공약을 충족하려면 증세가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런데도 후보들은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 왔다. 향후 5년간 정말 증세하지 않을 것인지, 그래도 복지 공약을 달성할 수 있는지 오늘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분야도 국민에게 해명해야 할 점이 많다. 서로 자신들이 경제민주화의 적임자라고 하지만 상당수 국민은 경제민주화가 민생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재벌개혁만 하면 양극화가 해소되고, 국민의 삶이 좋아지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를 당부한다. 일자리 역시 성장 없이 어떻게 창출할 수 있는지도 답해야 할 것이다. 근로시간 축소를 통한 일자리 나누기가 일자리 창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시켜 일자리를 줄이는 건 아닌지, 청년층 고용 의무화와 만 60세 정년연장이 동시에 달성 가능한 것인지가 명확해져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오늘 토론은 민생과 직결되는 토론이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비전과 정책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허망한 토론이 돼선 안 된다. 네거티브 주장이 난무하는 '난장(亂場)' 토론이 돼서도 안 된다. 누가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국민이 정확히 알 수 있는 생산적인 토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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