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운동장 우레탄 트랙서 납 검출, 불안해 아이 학교 보내겠나

2016. 6. 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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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에서 납 등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서울에서는 지난 30일까지 검사를 마친 143교 중 51교(36%)에서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 90㎎/㎏을 초과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경기도에서도 지난 26일까지 검사를 마친 236교 중 148교(63%)에서 기준치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두 교육청은 해당 트랙 사용을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하고, 하반기 중 모두 마사토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조 잔디 운동장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여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 173곳에서 교체 작업이 진행됐다.

우레탄 트랙이 흙먼지가 날리지 않고 아이들이 넘어져도 다치지 않는 소재로 알려지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이 트랙을 까는 학교가 늘었다. 도입 당시에도 중금속 오염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묵살됐다. 현재 전국적으로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2800교에 대한 안전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10여 년 전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밀어붙인 부작용이 이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 미세 먼지 등으로 민감해진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10년 넘게 우레탄 트랙에서 뛰어논 아이들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지도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 납은 뇌로 전달되는 화학물질을 밀어내는 '혈뇌 장벽(blood-brain barrier)을 뚫고 들어가 유아·어린이의 지능을 떨어뜨리고 신경행동학적 이상 증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2010년대 들어 조성한 인조 잔디나 우레탄 트랙에서는 유해 물질이 거의 검출되지 않고 있다. 그렇더라도 아이들이 뛰노는 운동장을 화학물질 범벅인 인조 잔디와 우레탄으로 덮는 것이 옳은지 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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