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장·교사가 여학생·교사 20명 성추행, 이걸 학교랄 수 있나
서울시내 한 공립 고교에서 교장을 포함한 교사 5명이 여교사와 여학생 20여명을 성추행하거나 성희롱한 혐의가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 학교의 한 교사는 작년 2월 노래방에서 여교사 옷을 찢고 몸을 더듬었다. 여교사가 바로 교장에게 알리고 징계를 요구했으나 교장은 그냥 넘어갔다. 교장도 그즈음 다른 여교사를 추행한 정황이 드러나 감사를 받고 있다.
이 학교 다른 교사는 지난해부터 여학생 6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 그는 올 2월 학부모 고발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검찰로 넘겨졌다. 또 다른 교사는 여교사 6명을 성추행했을 뿐 아니라 여학생을 '황진이' '춘향이'라 부르고 수업 중 자신이 연예인과 성관계하는 상상을 얘기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성 고민 상담 교사조차 여학생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 성추행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 14일 한 여학생이 담임교사를 통해 시교육청에 신고했기 때문이다. 작년 2월 성추행 피해 여교사가 교장에게 항의했을 때 교장이 시교육청에 보고하고 가해 교사를 징계했더라면 학교가 이 지경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경찰은 올 4월 성추행 교사를 검찰에 넘기면서 시교육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시교육청은 피해 학생이 6명이나 됐는데도 특별 감사에 나서지 않았다. 시교육청이 왜 이 학교에 대한 조사를 기피했는지 감독기관이 밝혀내야 한다.
현장에서 성범죄가 이처럼 은폐되는 걸 보면 실제 일선 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성범죄가 덮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학부모들 입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기 겁난다는 탄식이 나올 만하다. 교육부는 성범죄로 파면·해임 처분이나 형(刑)을 받은 교사는 교원 자격을 박탈하는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을 국회에 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성범죄 교사는 교직 추방은 물론 연금까지 삭감해야 한다. 성추행을 했다가는 인생을 망친다는 걸 보여줘야 학교가 성범죄 소굴이 되는 걸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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