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돈 뿌려 농·수협 조합장 되면 신세 망치게 해야

2015. 1. 3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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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농협·수협·산림조합 단위 조합 1328곳의 조합장을 뽑는 선거를 앞두고 벌써 출마 예상자와 조합원들 사이에 돈이 오가는 등 혼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조합장 선거는 개별 조합별로 실시했지만, 올해부터는 선관위 관리 아래 전국 동시 선거로 진행된다.

공식 선거운동은 다음 달 26일 시작된다. 하지만 선관위는 이미 불법 선거운동 167건을 적발했다. 성인 3800여 명인 충남 논산의 한 마을에선 농협 조합장 출마 예정자가 주민 150여 명에게 20만~100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뿌린 혐의로 구속됐다. 경남 고성에선 전(前) 군의원이 축협 조합장에게 출마 포기를 대가로 5000만원을 건넸다가 적발됐다. 전북 부안에선 현(現) 농협 조합장이 경쟁자에게 출마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2700만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조합장으로 선출되면 지역사회에서 막강한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연봉은 작은 조합도 5000만원이 넘고, 큰 조합은 판공비 등을 합쳐 2억원에 육박한다. 금리와 대출 한도를 조정할 수 있고, 유통·가공 등의 사업을 하면서 지역 경제를 움직일 힘도 있다. 조합장 자리는 지방의원이나 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당선만 된다면 비용은 얼마든지 쓸 수 있다는 생각이 퍼져 있다. 일부 지역에선 '5당4락(5억원 쓰면 당선되고 4억원 쓰면 떨어진다)'이란 말까지 돌고 있다.

중앙선관위와 농림축산식품부·해양수산부 등은 29일 "돈 선거 척결은 시대적 소명"이라는 담화(談話)를 발표했다. 2005년부터 지역 선관위가 관리를 맡았지만 돈 선거는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는 전국 동시 선거로 바뀌고 첫 번째 선거다. 중앙선관위와 관계 부처가 총출동하는 만큼 돈 선거를 했다가는 반드시 패가망신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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