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패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국민의당

2016. 6. 25.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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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총선 리베이트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다. 검찰 조사를 받고 어제 귀가한 김수민 의원은 검찰에서 당의 지시로 허위 계약서를 작성했다고 진술했다. 자신이 대표로 있던 브랜드호텔이 국민의당이 아닌 선거공보 인쇄업체와 TV광고 대행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왕주현 사무부총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이다. 허위 계약서가 작성된 뒤에는 왕 부총장이 업체 대표에게 “국민의당과 관련 없는 일로 하라”고 지시했다는 진술까지 나왔다. 왕 부총장은 어제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김 의원과 두 업체 간에 오간 2억여원의 실체가 베일을 벗고 있지만 국민의당은 “피의자인 김 의원을 보호하기 위한 일방적 진술로 판단한다”고 완강히 부인한다. 김 의원과 당 사무처가 서로 상대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앞서 여론에 떼밀려 진상조사단을 구성했으나 “당 차원의 혐의는 없다”고 발뺌했다. 당이 나서서 그렇게 꼬리 자르기를 하려다 어제 김 의원의 폭로로 역풍을 맞은 것이다. 구린내 나는 짓을 벌여놓고도 그것을 치울 노력조차 포기한 셈이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어제 “우리 당 관계자에게 잘못이 있으면 단호히 책임을 묻고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만들 것임을 국민에 약속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울림이 없다. 국민의당은 진실을 왜곡한 잘못부터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철저한 자기 개혁을 통해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못하면 당의 새정치는 시한부에 그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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