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위안화 기축통화'가 몰고올 파장에 적극 대응해야

입력 2015. 12. 1. 22:09 수정 2015. 12. 1. 22: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어제 집행이사회를 열어 중국 위안화를 특별인출권(SDR) 기반통화에 편입하기로 결정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국제사회에서 공식 인정됐다는 뜻이다. 이번 결정은 기반통화를 5개로 줄인 1980년 이후 35년 만에 이루어진 조치라는 점에서 국제통화체제에 전환점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달러화의 힘은 축소되고 위안화가 영향력을 갖는 세계경제의 흐름이 반영되어 있다.

주목할 점은 위안화가 세계 3대 통화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이다. 위안화의 특별인출권 편입 비율은 10.92%다. 미 달러화(41.73%), 유로화(30.93%)보다는 낮지만 일본 엔화(8.33%), 영국 파운드화(8.09%)보다 높다.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1위의 경제력을 가진 중국의 실력을 인정하고 IMF 체제에 끌어들인 것이다. IMF의 최대주주인 미국이 이를 용인한 점도 의미심장한 변화다. 그만큼 세계경제에는 새 틀이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벌어질 변화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미미하다고 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당장 꼽을 수 있는 변화는 중화경제권이 대폭 강화된다는 점이다. 중화경제 블록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이 그동안 공들인 동남아국가와의 경제협력은 이제 날개를 달았다. 위안화를 앞세워 동남아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우리가 시장잠식의 역풍을 맞을 소지가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고리로 삼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중화경제권 확대 전략을 짜야 한다.

위안화를 외환위기 방벽으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해야 한다. 금융위기 징후는 세계 곳곳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대응해 위안화 결제를 늘리는 조건으로 원화 결제를 늘려야 한다. 대중국 교역 중 위안화 결제비중이 지난해 4분기 1%대에서 올 3분기에는 3%대로 높아졌다. 무역결제 통화를 다양화해 외환 안정을 꾀하는 고리로 삼아야 한다. 현재 중국과 맺고 있는 64조원(3600억위안·56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협정도 더 강화해야 한다. IMF의 결정은 상호 협력 정신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런 만큼 미·중 간 첨예한 대결이 벌어지는 동북아 정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모든 종류의 기회는 위기로 바뀌고 만다.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 중화경제권 강화가 모두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급변하는 외부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