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롯데 진흙탕 싸움, 12만 직원 보기 부끄럽지 않은가
롯데그룹 후계구도를 둘러싼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이 진흙탕 싸움이 되고 있다.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최근 부친을 등에 업고 경영권을 빼앗으려다가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반격으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신 총괄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밀려났다. 신 전 부회장은 그제 신 총괄회장의 서명 지시서를 공개하면서 판세를 뒤집으려 했고, 신 회장 측은 즉각 반박했다. 양측은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 등에 관한 엇갈린 주장으로 진실 공방을 벌이는 한편, 배후에서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대비한 우호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TV 막장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은 오너 일가와 그룹 안팎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국 롯데는 83개 계열사에 직원 12만명을 거느린 재계 서열 5위 그룹이다. 식품·유통·관광업 등 내수 위주 사업으로 국민에게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그 지배구조는 구시대적이고 불투명하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일 양국의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그 정점에 있는 일본 광윤사는 오너 일가가 지분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일본 비상장회사여서 지분 구조가 베일에 가려 있다. 이런 취약한 지배구조가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의 주요 원인이다. 게다가 일본 비상장 회사들이 장악한 지배구조 탓에 롯데가 과연 한국 기업이냐는 의문마저 제기된다. 언젠가는 손을 봐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롯데 사태는 국내 재벌의 지배구조를 돌이켜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6월 말 현재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율은 평균 0.9%에 불과하다. 이렇게 적은 지분으로 그룹을 좌지우지한다. 기업을 오너 일가의 소유물 정도로 여기는 듯하다. 그러다 보니 오너 일가의 경영권 다툼으로 망신당하지 않은 곳이 드물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무서운 줄 모르는 재벌의 민낯이 연일 드러나고 있다”며 “문제는 재벌들이 사는 세상에는 (질서를 잡아주는) 신호등이 모두 꺼져 있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기업은 소비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삼아 사업을 꾸려나간다. 형제 간 경영권 다툼을 액면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소비자에게 할 도리가 아니다. 심각한 경기침체로 고통받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야 한다. 롯데 오너 일가는 대화를 통해 해법을 마련하고 서둘러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기업은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경제 살리기에 앞장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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