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교중퇴자, 현역병 입대 제한 문제 많다

2015. 7. 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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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고등학교를 중퇴하거나 중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현역병으로 군대에 가고 싶어도 못 간다. 병무청이 어제 고교 중퇴나 중졸 학력을 가진 사람은 올해 징병검사에서 신체등위 1~3급을 받아 현역 입영 대상자로 분류됐어도 보충역으로 전환된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징병검사에서 현역 대상자로 분류되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고교 중퇴자나 중졸자 중 현역 입영 대상자를 입대에서 제외한 것은 군에서 필요한 현역 자원을 충원하고도 인원이 남아돌기 때문이다.

지난해 징병검사를 받은 36만 3800여명 중 현역 판정을 받은 이들은 32만 8900여명이다. 병무 당국은 올해만 해도 육군에서 2만 3000여명을 비롯하여 전체 2만 7000여명이 군에서 요구하는 현역병 인원보다 남아돈다고 밝혔다. 병무청의 이번 조치로 당장 현역 입영 판정을 받은 고퇴자나 중졸자 중 6000여명은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쳐야 한다. 지난해 징병검사자 중 고퇴자는 5300여명, 중졸자는 700여명에 이르렀다.

현역으로 입대해야 하는데 보충역으로 바뀌게 되면 좋아할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고교 중퇴자나 중졸자 중 현역병으로 떳떳하게 복무하고 싶다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병무청의 과도한 행정적 편의로 이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겨서는 안 된다. 명백히 잘못된 일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징병검사 때 현역, 보충역을 가르는 구분은 학력, 질환, 수형(受刑) 여부와 기간 등이다. 이번처럼 갑자기 현역병을 보충역으로 돌려야 할 때, 굳이 학력을 현역병과 보충역을 가르는 기준으로 삼는 것은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학력차별 정서가 반영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징병검사를 받고 현역병 판정을 받은 입영 대상자는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입영할 수 없어 수개월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오죽하면 ‘군대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현역병 자원이 장기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판단해 4급 보충역 대상자까지 3급 현역으로 기준이 바뀌면서 비롯된 일이다. 이번 조치로 입대 대기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병무청의 설명이다. 결국 고퇴자, 중졸자 등이 현역 입영 대상에서 빠지면서 생긴 일이라 반길 일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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