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궁지의 롯데·SK 추가 갈취 시도와 '靑 共謀' 증언

기자 입력 2016. 10. 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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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들이 800억 원 가까운 돈을 일시에 출연하게 한 것도 심각한 난정(亂政)인데, 별개로 궁지에 몰려 있는 일부 기업에는 추가로 수십억 원씩을 더 뜯어내려 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최순실 씨가 주도하고,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당시 경제수석)이 들러리 역할을 하는 등 공모(共謀)의 정황까지 있다니, 사실이라면 조폭의 공갈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

28일 보도된 ‘K스포츠재단 내부 문건’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 재단 관계자들이 롯데그룹 본사를 방문, 임원들과 만나 ‘5대 거점 체육 인재 육성사업’ 등을 설명하며 투자를 요청했다. 처음에는 35억 원이었지만 수차례 협상 과정에서 70억 원이 됐고, 5월 초 계열사 5∼6개 명의로 재단에 입금됐다. 이 과정에서 안 수석이 재단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롯데와 얘기가 잘 되고 있는 것이냐” “VIP 관심 사업”이라며 독려했다고 한다. 물론 안 수석은 부인하고 있다. 당시 롯데는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에다 검찰 내사를 받는 등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었다. 롯데는 이미 미르재단에 28억 원, K스포츠재단에 17억 원을 기부한 상황에서 70억 원을 더 냈다. 그런데 입금 10여 일 만에 재단 측은 “사업 진행이 어렵다”며 롯데에 돈을 되돌려줬고, 10여 일 뒤인 6월 10일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 240명을 동원해 롯데에 대한 압수수색과 대대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롯데의 처지를 이용해 거액을 더 뜯어내고, 대대적 수사로 문제가 될 우려가 있자 감추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2월 말쯤 K스포츠재단 측은 SK측과 접촉해 80억 원을 요구했으나 30억 원을 제의 받고 거절했다고 한다. 여기에도 최 씨 의중이 작용했다고 한다. 당시 SK그룹의 경우, 최태원 회장은 특별복권까지 됐지만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여전히 수감 중이었다. 검찰은 이런 파렴치한 ‘갈취 행위’에 대해 즉각 수사를 벌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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