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SLBM 戰力化하는데 사드 배치도 못하는 安保 현실
북한군이 24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500㎞를 날아가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 해상에 떨어졌다. 300㎞ 이상 정상 비행하면 성공으로 간주한다는 점에서 SLBM 전력화(戰力化) 단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정부와 군 당국은 북한군이 지난해 초 SLBM 사출시험을 시작했을 때 전력화까지 4~5년 걸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르면 내년 초에도 실천 배치가 가능하게 됐다. SLBM은 장거리 핵미사일처럼 한국뿐 아니라 일본, 미국에도 직접적 위협이 된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중대한 한반도 안보 환경 변화를 의미한다. 그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데, 대한민국의 대응은 사드 배치 논란에서 보듯 거꾸로 가고 있다.
북한의 이번 SLBM 능력 과시에는 여러 저의가 깔려 있을 것이다. 당장은 지난 22일 시작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반발이다. 태영호 망명, 24일의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도 의식했을 것이고, 23년 만에 오는 26일 열리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대회를 계기로 내부 동요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있다. 사드로 북한 미사일을 방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식의 과시로 남남 갈등을 증폭시키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SLBM은 이런 전술적 차원을 뛰어넘는 ‘전략적 목표’임을 잊어선 안 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SLBM 방어 장치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지상 킬체인’은 2020년대 초반에나 가능하고, ‘수중 킬체인’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북한 잠수함을 24시간 감시할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 3000급t 잠수함을 개발하는 장보고Ⅲ 사업에서 이런 수요를 반영해야 한다. 미사일 요격이 가능한 이지스함도 기본이다. SM-3 미사일 장착 이지스함은 2023년에나 도입될 예정이므로 기존 이지스함에 요격 능력을 추가하도록 개량할 필요도 있다.
북한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2중 3중으로 구축해야 한다. 그런데 사드(THAAD) 배치 장소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에 밀려 국방 예산 확보도 만만찮다. 정부 무능에 안보(安保) 님비가 겹쳤다. 총력 안보 태세 강화가 절박하다.
[ 문화닷컴 바로가기 | 소설 서유기 | 모바일 웹]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