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年 68兆 한국 수출 잠식할 中 반도체 崛起(굴기), 방관만 할 건가

기자 2016. 7. 2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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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 칭화유니그룹이 국영 기업 우한신신(XMC) 지분의 과반을 인수하는 ‘빅딜’이 최근 성사됐다. 그동안 칭화유니가 120억 달러, XMC는 24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반도체 공장 설립을 각각 추진해온 것을 감안하면 총 40조 원 규모의 중국 반도체 연합군이 탄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경기도 평택에 조성 중인 반도체단지 투자액이 15조 원 정도다. 중국 정부가 사실상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번 빅딜은 ‘반도체 굴기(崛起)’를 향한 중대 승부수다.

중국이 주요 산업에서 경제선진국을 추격·추월하고 있지만 유독 취약한 쪽이 반도체다. 정보기술(IT) 공장이 밀집한 중국은 반도체 수요가 세계 1위인 반면, 자급률은 바닥이다. 원유보다도 많은 최대 수입 품목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지난해 중국에 수출한 금액만 601억 달러(68조 원)다. ‘첨단산업의 쌀’을 더 이상 타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본 중국은 1년 전 ‘반도체 독립’을 위해 10년 간 1조 위안(169조 원)을 투입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칭화유니는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과 낸드 플래시 업체 샌디스크 인수에 나섰으나 미국 의회·정부의 견제로 좌절됐다. SK하이닉스에도 합작을 제의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단 기간에 기술 격차를 줄이려는 전략이 여의치 않자 중국 정부는 자국 업체 대형화로 정면 승부하는 쪽을 택한 듯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한국 업체가 70% 이상을 점유하며 독주하는 체제다. 한·중 기술 격차도 4∼5년은 벌어져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막대한 자금력과 규모,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는 것은 시간문제로 봐야 한다. 한국도 기술·경험이 전혀 없이 단기간에 세계 정상에 오르지 않았던가. 중국이 자국 수요를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당장 한국 반도체 수출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8조 원을 넘는 호실적을 냈지만, 향후 반도체발 충격이 올 수도 있다.

한·중 산업 전쟁에서 반도체는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업계에선 중국이 기술력에서 아직 멀었다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그러나 중국의 거국적 도전을 방관만 하다간 스마트폰·디스플레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불과 몇 년 내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 칭화유니를 설립한 칭화대만 해도 서울대보다 10배 넘는 고급 두뇌가 반도체 연구에 몰두하지만, 한국 기업과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 투자를 외려 줄여온 게 현실이다. 민·관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중국의 굴기에 대비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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