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유럽製 공중급유기 도입 결정과 軍需 선진화 과제

기자 2015. 7. 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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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의 공중급유기로 유럽제(製)인 에어버스사 A-330MRTT가 선정된 것은, 한미동맹이나 한국군 전투기 기종 등을 고려할 때 '이변'이라 할 만하다. 공중급유기는 2018∼2019년 4대 도입되며, 비용은 1조4881억 원에 이른다.

공중전투 차원에서 한반도 전장이 좁다고 할 수도 있지만 영공·영해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공중급유기는 필수적이다. 한국군 최신 전투기 F-15K의 경우, 대구기지에서 발진하면 작전 가능 시간은 독도 30분, 이어도 20분에 불과하다. 2013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이 확대되면서 우리 전투기의 작전반경은 더욱 넓어졌다. 또 제공시간을 늘리면 불규칙하게 갱도를 출입하는 북한 장사정포에 대한 실시간 공격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일본·중국 등 주변국은 이미 훨씬 많은 공중급유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결정이 이변인 이유는 우선, 1조 원이 넘는 무기 도입에서 미국제가 밀린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비교우위에 따른 공정한 결정으로 보인다. 에어버스사 제품이 항속거리, 급유량, 인원·화물 수송량에서 뛰어났다. 보잉사의 KC-46A는 아직 개발 중인 기종인 반면, A-330MRTT는 유럽과 중동 10여 개국에 실전 배치했거나 도입 계약을 체결한 검증된 기종이다. 무기 도입 다변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한·미 연합작전, 기존 방위 시스템과의 상호 운용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공군은 미국 공중급유기로 훈련을 해 왔다. 군 당국은 한·미 군사동맹 차원에서 예상되는 문제점까지 철저히 보완하기 바란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실물 없는 헬기의 시험 성적을 조작한 해군 헬기 도입 비리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도 보인다. 아직 실전배치 되지 않은 제품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을 수 있다. 이런 여러 측면을 두루 고려해 유럽제 선정이 무기 도입의 경제성·투명성·공정성을 함께 높여 군수(軍需) 선진화를 이루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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