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女軍을 '아가씨' 운운한 송영근, 국회의원 자격 없다

기자 2015. 1. 30. 14: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군(女軍)을 상대로 한 군내 성범죄와 관련,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의 29일 발언은 과거 강용석 의원의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에 비해 그 심각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 당시 강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하고, 다음 선거에 무소속 출마했으나 낙선하는 등 정치권에서 퇴출됐다.

송 의원은 29일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들리는 이야기로는 (여군 하사를 성폭행했다는) 여단장이 40대 중반인데 지난해 거의 외박을 안 나갔다"며 "섹스 문제를 포함해서 관리가 안 되는 이런 것들이 이런 문제를 야기시킨 큰 원인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지휘관이 욕정을 해소할 길 없어 성폭행하게 됐다는 논리인데, 군대는 고사하고 민간에서도 용납될 수 없는 발상이다. 그런 식이라면 더 젊은 수십만 일반 병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송 의원은 또 "그 하사 아가씨가 옆 아가씨한테 얘기했다"며, 성범죄 피해 여군의 뒤에 '아가씨'라고 또박또박 붙였다. 상관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군들의 절규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찾아보기 어려운 경솔한 표현이다.

송 의원은 국군 기무사령관을 지낸 예비역 육군 중장으로, 직능 대표성을 인정받아 비례대표로 국회에 진출했다. 군내 성범죄에 대해 전국민이 걱정하는 상황에서 이런 사람이 군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일 수 없다. 강 전 의원은 지역구 의원이고, 여성 아나운서 비하 발언도 비공식적인 식사 모임에서 나왔다. 그럼에도 다음 선거에서 4% 남짓 득표라는 혹독한 심판을 받았다. 송 의원의 죄질을 국민이 어떻게 볼지 유추할 수 있는 결과다. 송 의원은 군인의 명예를 생각한다면 여군들에게 사과하고, 의원직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다. 새누리당도 전례에 근거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성(性)군기 문란을 방조하는 셈이다.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02)3701-5555/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