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실 키우고도 '맹탕 혁신안' 만든 수출입은행장 경질하라

2016. 6. 2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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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조선·해운업 자회사들을 부실덩어리로 만들고도 정부의 자본확충을 받게 된 국책은행들이 어제 혁신방안을 내놨다. 한국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 전문위원회와 외부자문단을 신설해 여신 건전성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역량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 지원 특별자문단’, 자회사 관리체계 재점검을 위한 ‘출자회사 관리위원회’를 신설한다. 일이 터지면 위원회나 태스크포스(TF)부터 만들어 뭔가 바쁘게 움직이는 것처럼 꾸미는 정부의 위기대응 방식을 쏙 빼닮았다.

내용을 뜯어 보면 혁신 눈속임에 가깝다. 수은은 사외이사 비율을 늘려 경영진 견제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거수기’ 확대가 혁신이라니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 ‘산피아’(산업은행+마피아) 문제 해결을 위해 산은은 임직원의 자회사 재취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심사를 통해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을 둔 것을 보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

이덕훈 수은 행장과 이동걸 산은 회장은 경제계의 대표적인 친박(친박근혜) 낙하산 인사다. 본인들이 개혁 대상인데 혁신을 하자는 말이 내부에 먹힐 리 없다. 특히 수은 이 행장은 부실덩어리인 성동조선해양이 침몰해 가는데도 경영정상화를 명분으로 혈세 2조3000억 원을 퍼준 장본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이 행장을 겨냥해 정부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산은 이 회장은 벌써 대우조선해양에 1조 원 규모의 추가 지원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신규 지원은 없다”고 했던 정부의 공언이 무색할 지경이다.

두 국책은행 모두 자회사의 부실을 키운 근원은 낙하산에 있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자회사 부실에 책임이 큰 이 행장부터 교체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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