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4세에게 100만 원씩" 이재명 성남시장의 '청년 포퓰리즘'

2015. 10. 5.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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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어제 ‘토크 콘서트’에서 성남시가 추진하는 청년배당, 무상 공공 산후조리 지원, 무상 교복 등의 복지사업이 보건복지부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이 시장이 지난달 입법예고한 청년배당 조례안은 성남시에 3년 이상 거주한 19∼24세 청년들에게 분기당 25만 원씩 100만 원을 상품권이나 카드로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내년에 24세가 되는 청년 1만1300명에게 청년배당을 지급할 경우 113억 원이 소요된다.

일부 청년들이 이 나라를 ‘헬(hell·지옥)조선’으로 부를 만큼 절망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지자체가 이들에게 관심 갖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러나 ‘복지 향상과 취업역량 강화’가 목적이라면서 직업이 있든 없든, 잘살든 못살든 모두 100만 원씩 세금으로 퍼준다는 데 얼마나 많은 국민이 박수칠지 의문이다. 이 시장은 어제 저서 ‘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를 소개하며 “몸통 할 기회가 생기면 목숨 걸고 하겠다”고 ‘큰 뜻’을 밝혀 사실상 청년들에게 돈을 뿌려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형적 포퓰리즘임을 시사했다.

1일에도 이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배당 정책을 시민 부담이 늘어나지 않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금은 이 시장 마음대로 더 걷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성남시 예산이 이 시장의 쌈짓돈도 아니다. 이 시장은 ‘정부 반대가 문제’라고 했으나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지자체 복지사업 5892개 중 27%가 중앙정부 복지사업과 중복됐다.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책이 중앙정부에도 있는데 성남시가 중복사업을 강행하는 건 예산 낭비다. 이 시장에게 진정 청년취업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성남시만의 실질적 취업 지원책을 펴는 것이 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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