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확장 예산 불가피하지만 재정건전성도 살펴야
내년도 예산안의 방향이 정해졌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27일 당정회의를 갖고 내년도 예산안을 확장적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대략 올해보다 4% 늘어난 390조원 규모로 책정할 것 같다. 대내외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재정을 통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부터 우리의 잠재성장률이 3.0%로 하락한다고 전망하는 등 경제 활력이 떨어질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극적 재정 운용은 불가피하다. 일단 돈을 쏟아 부어 경제 회생의 토대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정건전성이 문제다. 올해 예상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6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국가의 총수입-총지출)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 기금의 흑자를 제외한 것으로 나라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복지수요 증가 등으로 적자 규모가 급격히 늘고 있다. 재정적자는 국민들이 갚아야 하는 빚일 뿐더러 결국에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에서 해법이 시급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이런 사정을 감안해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의 말대로 잘 지켜지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데 고민이 깊다.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빚을 내 나라살림을 꾸리겠다면서 재정건전성도 크게 훼손하지 않겠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 총선을 의식한 정치권의 선심성 예산이다. 벌써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확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한 확장재정은 불가피하지만 심화되는 재정적자에 대한 정밀한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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