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상호 새 원내대표, 강하고 유능한 더민주를 만들라

입력 2016. 5. 4. 20:58 수정 2016. 5.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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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의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에 3선의 우상호 의원(54)이 선출됐다. 어제 실시된 경선에서 우 의원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원식 의원을 7표 차로 제쳤다. 우상호 의원은 학생운동권 출신이지만 비교적 유연하고 소통에 강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젊고 계파색이 엷은 그가 선출된 것은 당의 혁신과 통합을 함께 바라는 20대 의원 당선자들의 표심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우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더민주가 대안야당·수권야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더민주는 제1야당인 동시에 20대 국회의 제1당이라는 독특한 위상을 갖고 있다. 이는 우 원내대표가 과거 야당의 원내지도자들보다 훨씬 무겁고 어려운 책임을 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우 원내대표는 더민주를 제1당으로 만들어준 주권자의 뜻을 겸허히 새기고 충실히 따라야 한다. 총선 민의의 요체는 박근혜 정권 심판이다. 우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민생을 악화시키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박근혜 정권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일이다. 더민주가 과거의 허약한 모습에서 탈피해 강력한 야당으로 환골탈태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총선 민의는 또한 국민의당을 제3당으로 만들며 더민주에 새로운 과제를 부여했다. 정권 견제를 위해 123석을 주기는 했으나, 분명한 집권비전을 가진 수권정당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신호다. 우 원내대표는 민생입법을 통해 유능하고 실력 있는 야당의 면모를 보여줘야 할 책무가 있다. 그는 당선 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불안을 덜어드리는 원내 제1당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약속이 말 잔치에 그쳐선 안될 것이다. 당장 가습기 살균제 사태, 해운·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현안이 기다리는 터다.

우 원내대표의 첫 시험대는 20대 국회 원구성 협상이 될 것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사이에서 교섭력과 협상력을 발휘함으로써 제1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 국회의장·상임위원장단 배분 등을 두고 원구성이 지연될 경우 제1당 원내대표에게는 더 무거운 책임이 돌아가게 될 수 있다. 시민이 3당 체제를 만든 것은 협치에 대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그제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통해 8월 말~9월 초 정기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선출키로 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 존속을 둘러싼 논란은 종식된 셈이다. 이제 신임 원내대표까지 뽑아 전열을 재정비한 만큼 제1당에 걸맞은 역할을 하는 일만 남았다. 질서있는 변화, 알맹이 있는 혁신을 이끄는 것은 우 원내대표에게 주어진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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