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측 지뢰 매설에 포격까지 한 북한, 용납할 수 없다

입력 2015. 8. 20. 21:40 수정 2015. 8. 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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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이 어제 로켓포로 추정되는 포탄 수발을 서부전선 남쪽을 향해 발사했다. 지난 4일 북한군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이 군사적 대응을 한 것이다. 우리 군은 북한군이 포탄을 발사한 위치를 파악, 북한의 발사 지점을 겨냥해 포탄 수십발로 대응포격을 했다. 이에 북한군이 재차 대응포격을 하지 않았고, 우리 군도 추가 포격을 하지 않아 사태가 확산되지 않은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포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군사적 도발이다.

북한군 포격은 대북 방송용 확성기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포탄이 떨어진 곳은 경기 연천군 중면 삼곳리 야산이었다. 삼곳리 야산 일대는 민간인 출입통제구역(민통선)이지만 농민들이 콩과 옥수수, 깨 등을 재배하는 밭이 많은 곳이다. 자칫 민간인이 희생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중면사무소는 군사분계선에서 직선거리로 5㎞, 연천군청은 12㎞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 정부는 연천군에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민통선 마을 주민에게는 외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 강화도 주민들도 대피해야 했다. 북한군이 도발하면 안전한 지역은 거의 없다. 북한군 포병의 주력인 방사포(로켓포)는 종류에 따라 사정거리가 8㎞에서 길게는 170㎞에 이른다. 개성에서 50㎞ 거리에 있는 서울도 사정권에 있다.

보름 전 지뢰 도발 때는 젊은 장병 두 명이 크게 다치고도 우리 군은 우왕좌왕하느라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침착하게 대응했다. 북한군의 최근 움직임을 파악하고 비상상황에 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시간여 만에 원점을 파악해 대응포격을 하는 게 가능했다. 북한군은 DMZ 군사분계선 일대 소초(GP)에서 남쪽을 향해 사격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장면이 자주 관측됐다. 또 최전방 부대 포사격 훈련의 빈도와 강도도 높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군은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대화 복원을 그토록 강조하던 북한의 두 얼굴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광복 70주년을 전후해 남북화해 노력을 하기는커녕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는 것이 누구에게 이롭다고 북한이 이런 무모한 행위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북한이 이런 군사적 공격을 하고도 대화를 말할 자격이 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남북 갈등 사항을 합리적으로 풀어갈 의지가 있다면, 도발을 포기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이런 도발은 남북관계를 파탄낼 뿐 아니라, 북한의 국제적 고립상태를 더욱 심화시켜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갈 뿐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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