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고백한다, 중국 기업을 몰랐다
기자인 내가 중국 기업을 잘 몰랐다. 일부 한국 기업의 기술력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정상에 오른 것만 알았다. 중국 기업은 아직 추격자이겠거니 했다.
갤럭시노트7 배터리 사태를 돌아보자. 이슈가 달아오르자 원인에 관심이 쏠렸다. 대체 누가 불량 배터리를 만들었을까. 취재를 해 보니 배터리 셀 제조는 삼성SDI의 한국 공장이, 최종 조립은 중국의 협력사가 맡았다. 이거로구나. ‘중국에서 조립한 삼성SDI 배터리가 결함을 일으켰다’는 기사가 나갔다. 네티즌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그럴 줄 알았다. 왜 못 믿을 중국 기업에 조립을 맡겼느냐’는 댓글이 주류였다.
500위권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7곳뿐이다. 삼성전자(25위)를 빼면 한국전력(323위)이 그나마 상위권이다. 나머지 기업들은 모두 400위권이다.
최근 기자의 지인은 고교 진학을 앞둔 딸과 함께 중국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고 했다. 말끝마다 “중국은 그래서 안 돼”라며 중국 비하 발언을 일삼는 딸에게 중국이 얼마나 만만치 않은 나라인지를 보여주려 한다는 것이다. 이 딸은 좋은 아빠를 둔 덕에 세상을 제대로 볼 기회를 가질 것이다. 중국을 알 기회가 없이 중국산을 업신여기고 중국인들을 홀대하는 한국인이 아직 너무 많다. 기획취재 뒤 받은 충격을 한 중국 시장 전문가에게 털어놓자 돌아온 답변이 계속 귀에 맴돈다. “그러게 중국 우습게 아는 나라는 한국뿐이라잖아요.”
임 미 진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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